흔적조차 알 수 없이 망가진...

그래서 더이상 그 육체에서 지나온 시간의 기억을 떠올릴 수 없게 되어버린

잔인함....

언제나 그렇듯이, 죽음이란 또 사람의 마음을 숙연해지도록 만든다..




아마도, 자신의 장애를 견디지 못해 스스로를 불 사르고

그 많은 사람들을 함께 길동무로 삼았었다면, 견디기 힘들정도로

슬프고 가슴 시린 그림이 하나 그려질 뻔 했다..

하지만 그 순간에서조차 끝내 놓지 못한 삶에의 열망에

화상입은 다리와 손에도 불구하고 아득바득 뛰쳐나와 목숨을 연명해버린

그 남루한 남자의 실루엣. 그 뒤에 남겨진 애꿎은 죽음들.

이건 내가 상상하고 그려낼 수조차 없었던 최악의 그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