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세상에는 절대로 빼앗을 수 없는 것이 있다.
신이나 운명이 아닌 이상 누구도 빼앗을 수 없는 인간의 신성한 권리.
살아갈 권리, 생명이다.

그 어떤 대의명분으로 치장하고 미사여구로 미화해도
결코 신성할 수 없는 것이 인간이 인간에게 내리는 죽음이다.
하물며 단지 광인(狂人)의 광기어린 방화야 절대로 용납될 수 없는 일이다.
그리고 우리가 그 정신병자에게 죽음의 형벌을 내려야 한다고
살인적으로 분노하는 것도 이치에 맞지 못한다.
그는 이미 인격을 상실한 야수에 지나지 않았다.
그의 동물적 본능은 그를 질긴 삶으로 인도했다.
이 상황에서 우리가 할 말은,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대책 마련도 아니요,
범인에 대한 가혹한 처벌도 아니다.

억울하게 죽어간 영령들에게 삼가 명복을 빈다.
그리고 심지어 아침인사를 마지막으로 가족의 얼굴을 못 보게된 수많은 유족들에게 삼가 조의를 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