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신의 주위를 둘러싼 머리 일곱달린 용은 어느새 칼로 변해
사신의 손에 쥐어져있었다.
게닛츠가 떨리는 음성으로 겨우 입을 뗀다.
"저...저건 칠두사룡도(七頭死龍刀)!"
"문주... 그렇다면 저자가 정말 사신... 으윽"
허나 야시로는 말을 마치기도 전에 사신의 엄청난 사기에
10 미터 정도 뒤로 날아 내팽겨 쳐진다.
"날 봉인해제 시켜준 은인들께 은혜는 갚아야지."
사신이 보기에도 소름이 돋을만한 미소를 띄우며 말한다.
"꺄악~"
사신이 셸미를 쳐다보자 셸미 또한 공중으로 20 미터 떴다가
그대로 땅으로 쳐박히고 만다.
게닛츠는 야시로에 이어 셸미까지 허무하게 당하자 엄청난
공포에 휩싸였다.
<단지 기의 방출만으로 야시로, 셸미를 무력화 시키다니...>
그 때였다.
"문주! 저희가 왔습니다."
게닛츠가 뒤를 돌아보니 나머지 사천왕인 크리스와 야마자키였다.
크리스는 만신창이가 된 야시로와 셸미를 보더니 게닛츠에게 묻는다.
"이...이게 어찌된 일입니까?"
"사신이 부활했다네. 야시로와 셸미는 당하고 말았네."
"사신이라면... 설마?"
야마자키 또한 얼굴이 새파랗게 질린다.
"일단은 싸우기보다 여길 벗어나는게 시급한 일일세."
"하지만 저 사신을 상대로 어떻게..."
야마자키는 사신이 눈 앞에 있다는 것만으로 이미 겁에 질려 있었다.
게닛츠는 한숨을 내쉬었다.
어떻게 여길 벗어나느냐도 시급한 일이지만 사천왕이 언제 저렇게
나약한 모습을 보인 적이 있던가.
"자 그럼 끝을 내볼까?"
사신이 기를 집중시키자 실로 엄청난 사기가 느껴졌다.
"야마자키, 문주를 부탁하네."
"뭐? 크리스, 자네 설마..."
크리스는 목숨을 버릴 각오를 하고 게닛츠를 살리려는 것이었다.
"크크큭, 기특한 수하를 뒀군. 허나 아무도 살아서 여길 벗어날 순 없다."
사신이 기를 방출한 순간 모두 눈을 감고 말았다.
그런데 이상했다.
분명 이제 끝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사신이 그 자리에 선 채
괴로워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으윽... 뭐야... 왜 이렇게 괴로운거야... 별로 힘을 쓰지도 않았는데...
네녀석들 다음에 두고보자."
사신은 그 말을 남기고는 어둠 속으로 사라져버렸다.
"문주, 사신이 갑작스레 왜 저런 것일까요?"
"흠... 아마도 봉인이 풀린지 얼마 되지 않아 저런 것 같네."
크리스의 질문에 게닛츠는 나름대로 생각을 한 후 대답을 했다.
"그나저나 야시로와 셸미의 상태를 확인해보게."
"존명!"
게닛츠의 명을 받고 야시로와 셸미를 살펴본 크리스와 야마자키는
아직 둘이 살아있음을 확인하고 게닛츠에게 보고한다.
"다행히 살아있습니다."
"오오... 다행이군. 어서 문으로 옮겨 서둘러 치료를 하게."
"존명!"
<이제 갓 부활한 사신의 위력이 이정도라니... 힘이 완전해 진다면...
그 전에 진짜 비전서를 손에 넣어야겠어. 일단 문으로 돌아가자>
게닛츠는 사천왕을 이끌고 문으로 돌아간다.
이 곳은 아방궁주 아수라가 머물고 있는 처소.
"형님, 혈사단주께서 찾아오셨습니다."
크로우가 밖에서 손님이 찾아왔음을 알린다.
"뫼시어라."
"아방궁주, 또 왔소이다."
이덕령이 방에 들어오며 말한다.
"어서오시오, 헌데 신룡사주께선 어찌 안 오시었소?"
"저번처럼 언쟁이 벌어질까 염려되어 떼어놓고 왔소.
그건 그렇고 여긴 쥐색기가 없소이까?"
"쥐색기라니오?"
이덕령이 순식간에 천장으로 표창을 날리자 엿듣고 있던
염탐꾼이 바닥으로 떨어진다.
"아방궁주, 쥐색기는 진작에 없애버려야 합니다."
"옳으신 말씀이오."
"또 다른 쥐색기가 있을지 모르니, 밖에 나가서 얘기하십시다."
"그러시지요."
이덕령과 아수라는 처소를 나와 꽤 먼 곳까지 나왔다.
"아방궁주, 저번엔 신룡사주 때문에 말을 못 했소만 중원일에
깊이 관여하시는 진짜 이유를 말씀해주시지요."
"그게 무슨 말씀이시온지?"
"다 알고 있으니 시치미 떼지 마시오. 마왕의 비전서 때문이 아니오이까."
이덕령에게서 뜻밖의 말이 나오자 아수라는 흠칫 놀랐으나
그런 기색을 보일 순 없었다.
<저자가 어떻게 그 사실을 알고 있단 말인가>
"마왕의 비전서요?"
"그렇소, 무언가 굉장한 힘이 숨겨져있다는 그 비전서 말이외다."
"저로선 처음 듣는 얘기이오만..."
"아방궁주께서 그리 나오실 줄 알았소. 그럼 이건 어떻소?
얼마전 마왕의 봉인된 동굴에서 비전서가 없어졌다는데..."
<설마 게닛츠 이 자가!>
아수라는 속으로 분했으나 태연하게
"글쎄올시다... 곧 밝혀지겠지요."
"아무튼 아방궁주, 그 비전서를 손에 넣기 위해 중원일에 관여하시는 거라면
본인이나 신룡사주, 남천회주가 결코 좌시하지만은 않을 것이오."
이덕령이 경고아닌 경고를 하고 돌아간다.
"게닛츠... 네 놈이 먼저 비전서를 차지하게 둘 순 없다."
아수라는 화가 단단히 나서 혼잣말을 한다.
사신은 어렴풋이 예전 기억을 따라 마교로 돌아가고 있었다.
사실 1000 여 년이 지났다고 하나 마교는 그 자리 그대로 있었다.
사신이 마교에 도착할때까지 그의 앞을 막아서는 자는 아무도 없었다.
마교에 들어서자 모두가 기다렸다는 듯 환영하는 것이 아닌가.
"마교 1대 교주 사신님의 마교복귀를 환영합니다."
"내가 올 줄 알고 있었나?"
"18대 교주인 현재 교주 마왕님이 기다리고 계십니다."
"18대 교주라... 1000 년만에 이렇게 세력이 커진 마교는 오랜만에 보는군."
"안으로 드시지요."
사신이 안으로 들어서자 마왕이 자리에서 일어나 예를 표한다.
"18대 교주 파워차지마왕, 1대 교주 사신님을 뵙습니다."
"내가 봉인에서 풀려난 건 어찌 알고 기다리고 있었나?"
"비전서 때문이지요. 중원의 어리석은 자들이 비전서를 노리기에
사신께서 봉인된 비전서로 바꿔치기 한 것이지요."
"비전서라면... 구암동에 봉인된 동굴에 있는 비전서를 말하는 건가?"
"그렇습니다."
"그게 아직 그대로 있었단 말인가..."
"교주들에게 내려오는 금기사항이지요. 봉인된 비전서를 보려고 하지 말고
보관할 것."
"어쨌거나 좋다. 내가 봉인이 풀린지가 얼마되지 않아 힘이 완전하지가
않으니 좀 쉬어야겠다."
"자리를 마련해 놓았습니다. 편히 쉬시지요."
"역시 집에 오니 마음이 편하군."
사신은 마왕의 안내에 따라 회복실로 들어간다.
"이봐 바이드, 이것 보라구."
"뭔데 그래?"
"대도소문주의 손이 움직였다구."
"그게 정말인가?"
박근성의 말에 바이드가 흥분을 감추지 못한다.
"무슨 일인가?"
"소문주, 대도소문주의 의식이 돌아온 것 같습니다."
삼기백무가 묻자 바이드가 대답한다.
"어디 보세."
"으....음...."
"제릭스, 정신이 드시오? 나 삼기백무요."
"으.... 여기가 어딥니까?"
"사곡, 무림맹의 본거지요."
"우리문은 어찌된게요? 설마... 멸문당한건...?"
"마교군이 갑작스레 철수해서 멸문은 면했소."
"곽운... 곽운의 복수를 해야...."
"무리하지 마시오. 우선은 회복이 급선무요."
억지로 몸을 일으키려는 제릭스를 삼기백무가 제지하며 말했다.
"그래, 그 녀석 말이 맞아. 지금 그 몸으로 나갔다간
개죽음만 당해."
이토우가 빈정대며 삼기백무말에 동의한다.
"네 녀석은 뭐냐?"
"내 이름은 이토우. 그냥 떠돌이 무사다."
"떠돌이 무사 주제에..."
"훗! 넌 그렇게 잘나서 무혼이란 녀석에게 형편없이 당한거냐?"
"뭐라고!"
"둘 다 그만들 하시게. 우리끼리 싸워서 뭐가 득이 된다고 이러나."
"그래, 소문주 말씀이 맞아. 그만들 하라구."
제릭스와 이토우가 감정이 격해지려하자 삼기백무와 바이드가 말린다.
"헌데 소문주, 맹주께서 언제 돌아오실려는지..."
"곧 돌아오시겠죠."
박근성이 화제를 돌리자 삼기백무가 그에 답한다.
그 때였다.
"큰 일입니다. 사파쪽에서 무림맹을 탈퇴하겠다 합니다."
"뭐라~?"
전령의 소식에 모두 깜짝 놀랐다.
<9부에 계속>
으음..제가 나오니 감개무량~ㅠ.ㅠ(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