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심한데 할일은 없고 귀차니즘과 폐인모드가 절 가만히 내버려둘리도 없기에 올립니다;;
다들 스크롤의 압박에 괴로워하시는 것 같길래 제멋대로 적당히 잘라서 올립니다......
원작자인 유일한씨 정말 죄송해요;; (죄송할 짓을 왜하냐?)
출처는 귀차니즘의 압박으로 인해;; (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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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미 어머니는 은미에게 이제 그만 방으로 들어가 쉬라고 했지만, 은미는
그 얘기를 듣자 오히려 울음을 멈추고 고개를 들었다.
"괜찮다니까.. 엄마.
선생님은 엄마와 달라 이 얘기를 믿어 주실꺼야.
선생님 그렇죠?"
은미 어머니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고, 은미의 얘기는 더 이상 듣기 싫다
는 듯이 자리에서 일어나 부엌으로 들어갔다. 내게는 은미가 이상한 얘기
로 나를 붙잡고 있는 것에 대해 연신 미안해했다.
나는 은미 어머니께 괜찮다고 하면서, 은미에게 한 번 얘기를 해보라고 했
다. 한편으로는 귀찮기도 했지만, 호기심이 발동했는지 궁금해졌다.
하지만, 은미의 얘기는 믿을 수도, 믿지 않을 수도 없는 얘기였다.
"선생님..
엄마는 절대로 제 얘기를 믿으려 하지 않아요..
단지 나를 미친 애로 취급하고 병원에나 보내려 하고 있고요..
휴.... 지금 생각해 보면, 그날은 참 평범한 날이었어요.
성주가 그 스티커 사진을 보여주기 전까지는...
한달전이었어요...
쉬는 시간에 뒷자리에 앉아있는 성주가 새로운 스티커 배경이 생겼다며,
내게 보여주며 자랑했어요..
아 참, 선생님은 잘 모르죠?
요즘 애들사이에 스티커 사진 모으는 것이 유행이예요...
그것도 전부 다른 배경으로 모으는 것으로요...
이 앨범에 있는 것들도 제가 모은 것이고요.. 이상하게 생각하지 마세요..
딴 애들에 비하면 저도 조금 모은 것이예요...
한참 경쟁적으로 모으고 있었는데, 성주가 희귀한 배경 사진을 보여주는
것이예요..
그런데 이상한 것은, 성주가 그 쉽게 구할 수 없는 사진을 보여주면서도
자랑하는 것이 아니라 뭔가 불안한 모습이었던 것이예요..
금방 끝나고, 수업시간이 되자 모두들 자리로 돌아갔어요. 나
는 아무 것도 안 가르쳐주고 사진만 보여주는 성주가 얄밉기도 했어요.
자랑할만한 데 가만히 있는 것은 좀 이상하기도 했고요..
다음 쉬는 시간에도 성주는 자리를 옮겨가며 그 사진을 보여주며, 똑같은
배경을 가진 사진을 가지고 있냐고 애들에게 물어보았어요.
그리고는 어디서 찍었냐고 궁금해하는 애들에게는 아무것도 가르쳐주지
않고 시무룩해져서 자리로 돌아왔어요.
자랑하고 떠들만한 데 아무얘기도 않고 가만히 있는 성주를 보니 좀 이상
한 생각이 들었지만, 금방 잊어먹었어요..
그날 학교 끝나고 학원 갔다가 집에 오던 길이었어요..
집으로 들어오는데, 저기 놀이터에 어떤 애가 앉아있는 거예요..
밤 10시쯤 되었는데, 가로등 불빛에 비친 모습이 좀 무섭게 보이더라고
요.. 못본 척하고, 그냥 지나가려는데 갑자기 소리가 들려왔어요..
'그건 아냐! 거짓말이야!
그건 아니란 말야!!!'
나는 깜짝 놀라 그 소리친 애를 자세히 바라보니, 성주였어요.
별로 친하지 않던 애였지만, 같은반 애가 한밤에 놀이터에서 그러고 있는
것을 보니 다가가 말을 건넸죠..
무슨 일이냐고 묻는 말에, 성주는 마치 꿈에서 깨어난 사람처럼 고개를
흔들며 아무일도 아니라고 대답했어요.
그러더니 아무 말 없이 멍하고 있더니, 갑자기 내게 낮에 보여주었던 사
진을 다시 보여주면서 그 때는 알아들을 수 없는 말을 해주었어요..
'은미야, 너도 이 배경으로 찍고 싶었지?
내가 가르쳐 줄게.. 어디서 찍었는지...'
저 성미 분식 옆에서 보면, 마치 나 아닌 다른 사람의 얘기를 들으면서
걸어왔던
것 같았어요..
그리고 그 것이 성주의 마지막 모습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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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스크롤의 압박줄이기 미션 실패 @(>.) (어디론가 사라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