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도, 극한류.

이 목표를 향해 키사라기 에이지는 힘든 수행에 임하고 있었다.

사람이 사는 마을에서 벗어나, 들판을 달리고 산을 오르며, 자신의 육체를 단련했다.

어느 정도의 시간이 지났을까.

자신의 실력에 확신을 느낀 에이지는, 드디어 산을 내려왔다.

자신의 치욕을 씻을 수 있는 곳은 KOF이외에는 없다. 그 KOF에 출전하기 위해서는 같은 목적을 지닌 두 명의 동지가 더 필요하다.

(그래, 반드시 동지여야만 한다)

자신의 힘에 확신을 가지고 있는 에이지였지만, KOF가 단체전인 이상, 실력만이 아니라 극한류를 적으로 생각하는 사람... 다시 말해 목적이 일치하는 동료여야만 한다.

(그렇지 않으면 예전처럼, 생각지도 못한 배신을 당할지도 모른다)

동지 중 한 명은 금방 떠올랐다.

토도류의 달인이자 토도 류하쿠의 딸, 카스미.

에이지는 곧바로 카스미를 찾아, 자신의 목적을 이야기하며 설득했다.

"KOF에서 우승... 아니, KOF에서 극한류를 타도하면 그 이름은 반드시 토도 경의 귀에도 전해절터"

"과연 그렇군요! 알겠습니다, 저라도 괜찮다면!"

원래 목적이 목적인만큼, 카스미는 간단하게 KOF의 참가를 승낙했다.

"그렇게 정해졌다면, 한 가지 확인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카스미 경, 무슨 소리요?"

"타쿠마 사카자키가 수수께끼의 괴한에게 쓰러졌다는 소문, 진실인지 아닌지를 알아내야..."

"훗... 바보 같은..."

에이지는 '그 타쿠마 사카자키가'라고 머리 속에서는 믿으려 하지 않았지만, 계속 산에 틀어박혀있던 에이지와 달리, 마을을 왈래하고 있던 카스미의 귀에는 3번이나 이 소문이 들려왔다.

카스미는 극한류 도창 근처에서 사람들에게 질문을 해봤다.

"아아. 타쿠마 아저씨라면 괴한에게 습격당해 입원했는데?"

진실은 너무나 썰렁하게도 밝혀졌다.

도창 근처의 주부에게 그 사실을 들은 카스미는, 곧바로 병원을 찾아갔다.

"미안하구나 유리. 내가 이런 몸 상태만 아니었다면..."

"아빠. 그런 말씀 하시면 안돼요"

"아쉬운 건 단 한 가지. 극한류의 3대 얼굴을 못보고... 웁, 콜록콜록"

"사부! 무리하시면 안된당께요!"

(이, 이럴 수가!!)

너스 센터의 그림자에 숨어 상황을 지켜보던 카스미는 경악스러운 사실에 쇼크를 받았다. 타쿠마 사카자키는 내일의 해를 볼 수 있을지 없을지도 모르는 꺼져가는 생명이었던 것이다.

"어쩌지, 어쩌면 좋단 말인가... 아버님도 이 사실을 들으면 매우 낙담하실 것"

"저건 꾀병이야"

"그래, 꾀병으로 중태에... 에? 꾀병?"

"쉿!! 목소리가 너무 커!"

기둥의 그림자에 몸을 숨기고 있던 카스미와 달리, 작은 몸집의 소녀는 특이한 포즈로 자연스럽게 몸을 벽에 기대어 눈에 띄지 않고 있었다. 방금 카스미의 행동을 보고 환자나 간호사가 수상하게 카스미를 바라봤지만, 소녀를 바라보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참고로 정작 카스미는 현재 자신이 어떤 상황인지 모르는 모양이다.

"당신은 분명, 작년에 아테나 씨나 히나코와 함께 KOF에 출장했었던"

"그래, 마린이야. 잘 부탁해 토도~♪"

"그렇다는 것은, 마린 경! 우리들에게 힘을 보태겠다는 말씀이오?"

"응. 나도 극한류와 싸워줄 사람을 찾고 있었거든. 마침 잘됐어"

병원 근처에 있는 찻집으로 장소를 옮긴 카스미와 마린은, 에이지를 불러내 상황을 설명했다. 게다가 마린이 팀 결성을 부탁하여, 지금 그야말로 '안티 극한류' 팀이 탄생하게 된 것이다.

"그건 그렇고, 방금 그 꾀병의 건은 확실합니까?"

"응? 확실이고 자시고"

저런 삼류연기에 넘어갈 사람이 있을까? 이 애, 정말 괜찮은 거야? 마린은 머리 속에서 그렇게 생각하고 직접 말로도 했지만, 역시 목소리를 크게 해서 확실하게 말하긴 뭐했던 모양이다.

"내가 조사했어. 확실해"

마린은 찻잡의 책장에서 주간지를 꺼내, 무릎에 올려놓았다. 권두에는 다음 KOF의 특집이 실려있다. 올해도 출장이 예상되는 몇 팀이 사진과 함께 소개되어 있었다.

"흐음. 그렇다면 어째서 타쿠마 사카자키가 그런 행동을..."

"거기까지는 모르겠어"

마린은 볼펜을 꺼낸 뒤, 잡지에 이것저것 적기 시작했다.

"아 그렇지. 마린은 왜 극한류를?"

"내 스타일에 뭐라고 한마디 한 사람이 있거든. 내가 무기도 쓰고 그렇잖아"

"훗, 우습군"

에이지가 얼굴의 반을 감싸는 복명의 아래에서, 가볍게 웃었다.

"중화기를 쓴다면 모를까, 싸움이란 원래 무기를 포함한 승부. 무기정도로 투덜대나니, 료 사카자키도 그릇이 작군"

"아, 오빠 말고, 동생 쪽"

회화를 하며 마린은 계속 낙서를 했다.

잡지에 소개되어 있던 유리의 사진은, 뺨에 십자형태의 상처가 생기고, 코털이 호쾌하게 뻗어 나온 엄청난 사진으로 변모해 있었다.

"음, 뭐 그 정도라면 싸울 이유는 되겠지. 어찌 되었든, 이 대회가 끝날 때까지는 일치단결. 알겠소?"

"알겠습니다. 토도류의 명예를 걸고!"

"오케이~. 몽땅 포함해서 이 마린에게 맡겨만 주시라~♪"

의외로 빨리 만들어지게 된 안티 극한류 3인방. 지난 대회에 참가했을 때보다 팀이 좀 독특한 것이 신경 쓰이긴 하지만, 일단 에이지는 만족했다. 다른 두 사람은 결국 머리수 채우기. 때가 되면 모든 적을 자신의 힘으로만 쓰러뜨리겠다는 각오도 되어있다.

"후후후, 극한류... 이번에야 말로 각오하라!"



출처는 BATTLEPAGE입니다





잡지튜닝하냐 마린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