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보는 건 오늘이 처음이었습니다. 4화까지는 리후레이를 구할 수 있으면 보고 올려보겠심다.

일단 시작하면서 말씀드리는 것.
1.본인은 「칼의 노래」란 원작 소설에 상당히 콩깍지가 씌여있습니다.
드라마에도 상당히 우호적인 평이 나오겠지요.

2.네타바레가 있을 수 있습니다.(드라마에도 이거 써야 돼?!)

3.저는 원래 "이놈은 악당이다!"라고 찍어놓고 괴롭히는 걸 좋아하지 않습니다.
원균에 대해서 상당히 호의적인 평이 있을 수 있습니다.



5화. 시작부터 무거운 분위기와 이순신 장군의 혼을 다한, 원한마저 어린 북 치는 모습.

그리고 스쳐가는 면사(免死)의 두 글자.
(죄를 용서한 것은 아니되 죽이지는 않는다. 란 뜻입니다.
소설에서도 임금과의 미묘한 관계를 그리는 아주 심오한 키워드죠)

소설의 분위기를 아주 잘 살렸더군요. 스쳐가는 임금의 신경질적인 얼굴과 신하들의 이순신에의 죄론(罪論).

그리고 날아오는 적탄. 흩뿌려지는 선혈과 함께 흐르는 회상 씬.
베어지지 않는 적들을 두고 가는, 슬프게 죽어가는 칼의 눈빛.

일단 여기까지는 최상이었습니다. 다만 매트릭스 같이 날아오는 총알은 좀 오버한 감이 없지 않았습니다.
(네오처럼 피해줘요 장군님! 빨간 옷도 입었겠다, 통상의 3배잖!!!)

그리고 다시 어린 시절로 리후레쉬.

이는 조금 흔한 구조입니다. 영웅 구도의 작품에서 흔히 찾아볼 수 있지요. 영웅의 한 에피소드를 보여준 다음, 어린 시절부터 이야기를 다시 들려줍니다. 만화로서는 베르세르크가 이를 처음 사용했고, 국내 만화로는 프리스트가 이를 모방했지요.

어린 이순신, 그리고 친구들. 처음 40분 정도까지만 해도 좀 걱정스러웠습니다.
"성웅 이순신, 소인배 원균"의 공식을 깨지 못하고, 원작의 "인간" 이순신의 애절함을 살리지 못하고 거창한 "성웅"으로서의 역사의 더깨 앉은 먼지에 눌리는 것이 아닌가 하고 말이죠. 그런 점에선 제목도 무척 걱정스러웠습니다. 소설과 정반대로, 단순한 "영웅"으로서의, 임진왜란이 뭔지도 모르는 어린 나이부터 우리가 귀에 못이 박이도록 듣고 자라는 그런 더깨 앉은 이순신만을 조명하다 끝나는 것이 아닌가 하고요.

이외 자잘한 에피소드는 무척 맛깔스러웠습니다.
아역 배우들의 연기도 (단역 친구들은 빼고) 주연급인 아이들은 그다지 무리 없는 연기였구요.
(특히 유성룡 역을 한 아이는 마수리 같은(...) 드라마에서 쌓은 경력인지, 자꾸만 나루호도가 떠오르게 만드는 멋들어진 반론까지 척척 해내줍니다.)

하지만 그 뒤로 상황은 역전합니다. 산에 올라갔다가 부상을 입고, 불평을 하고 무겁다고 툴툴대면서도 역시 부상을 입어 걸을 수 없는 이순신을 끝까지 업고 돌아와주는 원균. 자신도 상처를 입었는데 말이죠. 그동안 이순신을 모함하고 음해했으며 칠천량에서 결국은 꼴사납게 졌다. 라는 오명을 뒤집어쓴, 역시 "착한 이의 적은 악인"이라는 공식에 눌려버리는 공신 원균의 모습이 꽤나 거칠고 사내다운, 보스 타입의 시원시원한 장군 캐릭터로 재조명되는 것이 아닐까, 다음 편을 기대해봅니다.

덧붙여, 원균의 2등 선무공신 책봉 후, 선조의 이의제기로 1등에 다시 올려지게 만든 선조의 발언 중 일부를 옮겨봅니다.
출처 조선왕조실록 선조 163 36/06/26(신해) / 원균의 등급에 대해 의논하다.


  “원균을 2등에 녹공해 놓았다마는, 적변이 발생했던 초기에 원균이 이순신(李舜臣)에게 구원해 주기를 청했던 것이지 이순신이 자진해서 간 것이 아니었다. 왜적을 토벌할 적에 원균이 죽기로 결심하고서 매양 선봉이 되어 먼저 올라가 용맹을 떨쳤다. 승전하고 노획한 공이 이순신과 같았는데, 그 노획한 적괴(賊魁)와 누선(樓船)을 도리어 이순신에게 빼앗긴 것이다. 이순신을 대신하여 통제사가 되어서는 원균이 재삼 장계를 올려 부산(釜山) 앞바다에 들어가 토벌할 수 없는 상황을 극력 진달했으나, 비변사가 독촉하고 원수가 윽박지르자 원균은 반드시 패전할 것을 환히 알면서도 진(鎭)을 떠나 왜적을 공격하다가 드디어 전군이 패배하게 되자 그는 순국하고 말았다. 원균은 용기만 삼군에서 으뜸이었던 것이 아니라 지혜도 또한 지극했던 것이다...(후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