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일보를 보니 7살짜리 꼬마가 한자 검정 2급 시험에 합격했다합니다.
이런 엽기적인 일이...

출처:조선 일보, 야후 뉴스

유치원이나 학원에도 전혀 다니지 않은 7세 어린이가 대학생도 통과하기 힘든 한자능력검정시험 2급에 합격, 주위를 놀라게 하고 있다. 미취학 아동이 이 시험을 통과한 것은 희귀한 일이다.

주인공은 강원도 양양군 양양읍 월리에 사는 변이언(邊彛彦)군. 지난 11월1일 한자능력검정시험 2급 시험을 치른 변군은 한달여 뒤인 지난 3일 합격증을 받았다.

5일 변군을 직접 만나 갈등, 견인, 돈독 같은 한자를 써 보라고 하자, 그의 연필 끝에서 어린이 글씨체로 葛藤, 牽引, 敦篤이라는 글자가 나왔다. 몇달 전 치러진 조선일보사 기자 입사시험 한자 문제인 어촌(漁村), 의식주(衣食住), 향수(鄕愁), 연휴(連休)를 문제로 내니, 변군은 이도 쉽게 썼다.

이 시험 2급은 중·고교에서 배우는 상용한자 1800자 보다 많은 2350자를 익혀야 통과할 수 있는 것으로, 대학생 이상 수준의 실력을 요구한다. 실제 이 시험을 보는 대학생의 절반 이상이 통과하지 못하고 있다.

변군 아버지 변희용(邊熙勇·39·속초KBS 기술직)씨는 “지난 11월 아들을 데리고 2급 시험장에 갔더니 30~50대 어른들이 대부분이어서 좀 민망했었다”며 “당시 아들과 같은 시험장에서 시험 본 사람의 3분의 2 정도가 영관급 군 장교들이었다”고 말했다. 군(軍)에선 부사관급은 5급, 위관급은 4급, 영관급 장교는 3급 이상 한자능력검정시험 급수를 따면 승진 고과에 반영한다는 게 이 시험을 주관하고 있는 한국어문회측 설명이다. 또 대입 특차 전형 때 이 시험 급수가 있으면 가산점이 붙고, 대기업 입사전형 때도 3급 이상 실력을 요구하는 경우가 많다.

변군의 이같은 실력은 순전히 어머니와 집에서 익힌 것이다. 원주 상지대 식품영양학과를 나온 어머니 권애리(權愛利·39)씨는 “두살 때 한글을 쉽게 익히길래 네살 때부터 교재와 비디오테이프를 사 영어를 직접 가르쳤더니 이도 아주 빨리 배웠다”며 “영어실력을 더 늘리기 위해선 우리말 개념 공부가 필요하다고 느껴 작년부터 한자 공부를 시켰다”고 말했다.

실제 변군의 영어실력도 그 나이 답지 않았다. 어린이 영어이야기 책을 줄줄 외우며, ‘뮬란’ ‘해리포터’ ‘나 홀로 집에’ 같은 영화 비디오를 보고 우리말로 설명하는 수준이었다. 아버지가 구해준 외국영화 대본을 영어로 외우고, 영어로 양양의 날씨와 풍경을 설명해주기도 했다.

변군 어머니는 “애가 유치원을 별로 안 좋아해 보내지는 않았다”며 “책이든 장난감이든 새로 사주면 밤잠을 설칠 정도로 몰입하는 성격 덕에 모든 걸 금방 배우는 것 같다”고 말했다.

공부하길 좋아하는 변군 성격도 큰 몫을 했다. 두살 이후 어머니와 공부를 시작한 이후, 아침에 일어나면 자발적으로 영어 비디오를 보거나 책부터 잡는 경우가 많았다. 어머니가 놀이형식으로 편하게 가르친 방식도 효과를 봤다. 어머니가 일상생활에서 영어를 가르치고 따라하게 하거나, 한글책을 받아적게 해도 쉽게 따라주는 성격이었다. 변군 방에 수북이 쌓인 영어책, 한자책, 한글 동화책은 이들 모자가 많은 노력을 했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듯했다. 어머니는 “원래는 공부를 많이 시킬 생각이 없었는데, 두살 이후 배우는 속도가 남다르다는 것을 알고 나서는 열심히 가르쳤다”고 말했다.

96년 12월생인 변군 또래는 대부분 초등학교 1학년생이지만, 그는 몸이 좀 약해 내년에 학교에 들어간다.

변군 아버지는 “요즘 과외나 학원에 가지 않으면 안되는 것처럼 사교육 의존 풍조가 심한데, 그렇게 하지 않더라도 충분히 공부할 수 있다는 것을 많은 이들에게 말해주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