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둡다. 주위는 대지의 신 가이아의 모든 것들을 삼켜버린 듯한 어둠.

묘하게 조용하다.

'나는 누구지... 지금 어디있는 거지...

생각하고 싶은데... 머리가 깨질것 같아.

난 누구냐... 도대체... 여긴 어디!'

갑자기 주위가 밝아졌다.

하지만 리온은 어둠에 익숙해져 있는 눈 때문에 눈꺼풀을 열다가 다시 닫을수 밖에 없었다.

"어라, 어이~ 이 사람 깨어났어"

'누구지?'

"호오... 깨어났긴 뭘 깨어났다고 그러는거지? 기절해 있는 거 안 보이는거야??"  

'난 기절해 있었나... 무엇때문에...'

"이봐 이봐 당신 방금 눈 떴잖아? 자꾸 그렇게 모른 체 할거야?"

리온은 갑자기 더 어둠속에서 쉬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자기를 향해 말해오는

한 남자가 신경쓰여 다시 눈을 떴다.

"하하하하... 일어났잖아"

"당신이 시끄럽게 해서 일어났겠지!"

리온은 서서히 몸을 일으켜 주위를 둘러보았다.

자신은 한 목재침대위에 고스란히 눕혀있었고

자신이 있는 이 곳은 창문으로 따스한 햇볕이 비치는 평화로운

어느 통나무집이었다.

어느샌가 시끄럽게 하던 두 사람은 어찌된일인지 이미 사라지고 없었는데,

그들은 어느샌가 다시 나타나 리온은 그들을 제대로 볼수 있었는데

존대말을 쓰던 한 사람은 작고 아담한 키의 꽤나 귀여운 용모를 가진

여자아이였고, 나머지 한사람은 훤칠한 키에 시원스럽게 생긴

20대 중반쯤 되어보이는 젊은 남자였다. 그 남자는 등뒤에 아주 길다란 바스타드 소드를 메고 있었는데

첫눈에 보기에도 그것은 매우 무거워 보였지만 그는 아무렇지도 않은 듯했다.

"훗. 초반에 반말하기는 좀 그렇지만 우연치고도 나이가 같으니

반말 좀 하겠네. 그래도 되겠지? 난 버닝이라고 하네. 잘 부탁해"

'리온? 누구지? 내.... 이름인가... 그리고 내 나이를 알고 있는 건 무슨 이유일까..'

"마음 대로.."

"하하하하하 정말 괜찮은 남자다.

오늘은 '친구'를 얻은 기념으로 간단하게 파티를 열어야되겠구나.

시드양 괜찮겠지?"

"쳇. 하던지 말던지"

리온이 보기에 그 둘은 사이가 좋은지, 나쁜지 판별할수가 없었지만

적어도 한쪽이 상당히 유쾌한 것을 보아 좋은 사이라고 판단했다.

"베풀어준 호의에 감사하며 미안하지만... 날 어디서 데려왔는지 가르쳐줄수 있나?"

리온은 무엇보다도 쓰러지기 전의 기억을 분실해 모든 것이 기억나지 않았지만

막상 머리속은 헝클어진 실타래와 같아서, 무언가 하나에 집중하고 있어야만

진정이 될것 같았다. 특히 잃어버린 기억에 대한 건 더욱 중요했다.

"훗. 아침운동나갔더니 공원 한 구석에 쓰러져있더군. 피를 심하게 흘리고 있어서

일단 집으로 데리고 온것 뿐이야. 그리고 네 나이는 [카드]에 등록되어 있더군 그렇지 시드?"

'피? 내 몸에 출혈상이 있지는 않은데... 그리고 신상명세카드인가...'

"하하하 피를 흘렸다는 데 왜 몸에 출혈상이 없는 지 궁금 할거다.

그건 이미 시드가 힐링과 큐어마법으로 모두 회복했으니 걱정할 필요 없어.

아참 그리고 네 장검 정말 멋지더군. 내 생애 그런 멋진 검은

네 검까지 합해서 단 두번 보았다네. 처음 본 검은 이곳 벨다인 지역의 용병기사단 단장이자

내 마스터이기도 한 이시스 루벨의 브로드 소드이지.

그검은 네 검처럼 속성검은 아니지만 검날이 매우 날카로워

바위도 두부 베듯이 잘라낸다네"

리온은 버닝이 한참 이야기하는 것을 묵묵히 듣고 있다가

갑자기 시드라는 아이가 특제버섯스프라며 가지고 온 것을

감사의 말을 전하고 몇 스푼 떠 먹은 후 곧 자리에서 일어나 버닝이 건네주는

장검을 받아 손에 익은 솜씨로 검집에 집어넣었다.

검에서 느껴지는 아주 낯익고 따스한, 부드러운 누군가의 온기.

분명 기억은 나지 않았으나 직감적으로 그가 어떻게든 나의 아주 소중한 사람일거란 걸

느꼈다.

"아 맞다. 버닝? 오늘 마을 광장 앞에서 [벨다인 용병기사단 결투대회] 열린다고 했잖아?

그게 3시 40분에 열리는 거고... 지금이 3시 30분이니까... 음... 그러니까... 10분 남았잖아!"

"음... 좀 늦었긴 했지만 나라면 지금부터 전속력으로 달려가면

처음부터 볼수 있겠다. 리온? 너도 그런 구경거리를 못 보고 싶지는 않겠지?"

곧 버닝은 시드와 리온의 두팔을 잡고 전속력으로 달려갔는데

리온이 막상 집밖에 끌려나와보니 그곳은 마을이 훤히 내려다 보이는 한 산중턱이었다.

공기는 맑고 시원했고 사실상 끌려내려가면서 얼핏얼핏 보이는 울창한 산림들은 실로

처음보는 사람들에겐 경탄을 금치못할만한 것이었다.

산 곳곳에는 길이라곤 없어보였으며 온통 푸르른 녹색으로만 가득찬 세계에

온것 같았는데 버닝은 이 산길을 잘 알고 있는지, 막무가내로 뚫고 나가는건지는

잘 모르겠지만 그는 이 울창한 나무들 앞에서도 용케 사이사이를 찾아

지그재그로 달렸다. 리온과 시드는 한참을 버닝의 손에 붙들려 이리저리 끌려다니니

정신이 하나도 없었는데 그러다가 정신을 추스리고 보니 어느새 산을 내려와

마을안 광장에 있었던 것이다.

"와하하하하하 역시 제때에 잘 도착했군."


왜! 항상! 허접한거냐 ㅜ.ㅜ  그래도 코멘트 좀 남겨주세요~

나머지분들도 차차 등장하게 될겁니다. 아참..

폭시님... 죄송 (꾸벅) 캐릭터스타일을 완전히 바꿔버렸습니다.

마땅히 넣을 사람이 없어서요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