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인지 이름모를 산, 한 무덤가에 어떤 남자가 앉아서 생각에 잠겨있다
"아슈레이, 그렇게 하는게 아니라니까"
"아빠말 무슨 소린지 모르겠어, 힝~"
"요녀석이 또! 자꾸 어리광 피울래?"
"으아앙~"
아슈레이는 아버지의 엄격함에 그만 울음을 터뜨리고 만다
아슈레이의 아버지, 게닛츠... 당대의 소문난 격투가로 이름을 날리고 있었다
아들인 아슈레이를 강하게 키우고자 지금껏 엄하게 격투를 가르쳐왔지만,
그도 한 아이의 아버지인지라 울고 있는 아들을 보고 있자니 마음이 아려왔다
"아슈레이, 우리 잠깐 쉴까?"
"핫~ 정말?"
아버지 게닛츠의 말에 아슈레이는 언제 울었냐는 듯 얼굴에 화색을 띄며 말했다
실상 게닛츠의 쉬자는 말의 뜻은 아슈레이가 가장 좋아했던...
게닛츠의 부인이자 아슈레이의 어머니인 마리안의 무덤에 가자는 뜻이었다
오랜만에 어머니의 무덤에 오자 아슈레이는 마치 어머니와 얘기하는 듯
도란도란 혼자 이야기꽃을 피운다
"녀석, 그렇게 좋니?"
"응~"
"아슈레이"
"왜~?"
"아빠가 엄하게 수련시켜도 다 널 위한 거란다"
"그래두... 힘들단 말야"
"세상은 강하지 않으면 살아남기 힘들단다. 소중한 걸 지키려면 말야."
"아빠말 잘은 모르겠지만... 알았어, 수련 열심히 할께"
"오랜만에 온건데, 조금 더 있다 내려가자꾸나"
"응~"
쾅~!
어느새17살이 된 아슈레이는 자기 눈앞에 벌어지고 있는 장면을 믿을 수가 없었다
최강의 격투가인 자신의 아버지, 게닛츠가 처참할 정도로 당하고 있었다
"후후.. 게닛츠, 지나간 과거의 영웅. 당신의 전설도 이젠 끝이야"
"네.. 네놈은... 인간이 아니야... 대체 무슨.. 술수를 쓴거냐?"
게닛츠가 한 움큼의 피를 토해내며 간신히 말했다
"흐흐흐... 내 힘이 평범하지 않다는 걸 눈치채셨군. 아수라참마교의 힘을 빌린 것이라고 해두지"
"아수라참마교... 설마.. 산 사람을 제물로 바친다는..."
"알고 있었군. 그럼 할 말은 다 끝난건가? 잘 가라~ 연옥참!"
"으..윽..."
"안 돼~~!!!"
의문의 사내의 손에서 검기같은게 뻗어나와 게닛츠의 몸을 가르고 아슈레이가 비명을 질렀다
"아버지!!!"
아슈레이는 달려나가 게닛츠를 끌어안았다
"아슈레이.. 내 말 잘 듣거라.. 지금 이 자리를 피해.. 멀리.. 가야한다.."
"그럴 수 없어요!"
"호오.. 게닛츠의 자식인가.. 내버려두면 후환이 될 지 모르니 싹을 잘라주마"
"치잇~ 얕보지마라!"
"아슈레이! 아슈레이! 저... 바보같은.. 녀석.."
아슈레이는 아버지의 복수를 하기위해 의문의 사내에게 달려들었다
"빙옥참!"
"크악~"
아슈레이는 정면으로 달려들다 사내의 기술을 정통으로 맞고 쓰러진다
"이걸로 게닛츠 가문도 끝이군. 하하하~"
의문의 사내는 둘 다 죽을거라고 생각했는지 떠나버린다
"아..아슈레이... 너라도 살리고 싶었건만..."
그 때였다
분명 사내의 기술을 정통으로 맞았음에도 아슈레이는 비틀거리며 일어섰다
"아..아..버...지..."
"사..살아...있었구나.."
"죄..송..해..요.."
"네가 살아있다는 걸 알면 그 녀석들이 다시 찾아올거다.. 어서 가거라.."
"아.. 버지는요..?"
"애비는..틀렸다.. 심장으로 독이 퍼지고 있어.."
"아버지를 혼자 두고 갈 순 없어요"
"어서 가란 말이다! 애비 마지막 명령이다.. 크..윽..."
게닛츠의 동공이 커지는가 싶더니 이내 숨을 거두고 만다
게닛츠의 나이 43세, 최강의 격투가였던 그는 이렇게 최후를 맞이했다
"아버지~~~!!!!!!!!!!!"
아슈레이는 슬픔에, 분노에, 자신의 나약함에 눈물을 흘렸다
"아수라참마교.... 모두 다 짓밟아주겠다.."
지난 일을 회상했던 아슈레이였다
그 일이 있은 후 아슈레이는 은거하며 수련에 수련을 거듭했다
오직 복수만을 위해서였다
그리고 마침내 아수라참마교를 세상에서 지워버렸다
하지만... 자신의 아버지를 죽인 그 의문의 사내는 끝내 찾지못했다
"기다려라.. 내 언젠가 반드시 너를 찾아 내 손으로 죽일테니.. 어머니의 무덤앞에서 맹세한다"
아슈레이는 자리를 털고 일어나 무덤에 말한다
"어머니, 지켜봐주세요. 반드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