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달[=사마의의 자]은 위나라의 주도권을 사이에 둔 경쟁에서 조상에게 패하자 꾀병을 부려 일선 후퇴했는데, 나이를 먹을수록 교활해져서 본심을 숨겨 상대를 착란시키고 마침내는 쿠데타를 성공시켰다. <연의> 제 106회, "공손연, 군사가 패해 양평에서 숨겨두고, 사마의, 꾀병을 부려 조상을 속이다"에서 말하고 있는 것이 바로 이런 내용인데, 진수의 <삼국지> <조상전>에 인용된 <위말전(魏末傳)>이 그 바탕이 되었다.
정시 8년(247년)에 사마의는 병을 이유로 은둔에 들어가는데 그 다음해 겨울에 조상파의 이승이 본적지인 형주에 자사로 임명되어 인사차 와서 중달의 동태를 살피려 했다. 이것은 상투적인 책략이다.
이승이 사마의가 있는곳에 나아가 "덕택에 이번에 본주(본적지) 자사가 되었습니다."라 인사하자 중달은 두 하녀의 부축을 받으면서 나왔다. 하지만 예전의 모습은 온데간데없이 하녀가 옷을 건네주자 이를 놓쳐 버리는가 하면, 입을 가리키며 목이 마르다는 시늉을 하여 시녀가 죽을 내자 공기에 담아 먹으려다가 모두 가슴위에 흘려 버리곤 했다.
이승은 이를 보고 가련한 생각이 들어 눈물을 흘리며 말한다.
"지금 주상은 어리시고 천하는 당신을 의지하고 있는데 많은 사람들은 당신에게 지병인 중풍이 재발했다고들 합니다. 하지만 설마 이렇게 되셨을 줄은 꿈에도 몰랐습니다."
이에 중달은 느릿느릿 말하기 시작하는데 어조는 느긋했지만 숨을 간신히 이어가는 기색이 역력했다.
"나이를 먹어 병들었으니 이제 언제 죽게될지 알수없는 일. 자네는 병주에 간다고 했는데, 그곳은 오랑캐의 땅과 가까운 곳이니 잘 해야 할 게야. 아마도 이제 또다시 만날 수는 없겠지. 왠지 그런 생각이 드는군."
본주의 본과 병주의 병은 같은 자음으로 시작된다. 하지만 낙양에서 보자면 형주는 남쪽, 병주는 북쪽에 있어서 완전히 반대방향이다.
"과분하게도 본주로 가게 됐습니다. 병주가 아닙니다."하고 이승이 말했다. 그러자 사마의는,
"그래, 자넨 병주로 간다고. 노력하고 스스로를 아껴야 할 게야" 하고 말했다.
"아닙니다. 병주가 아니라 형주로 갑니다."
"늙어서인지 헷갈렸구나. 자네가 말하는 것을 잘못 알아듣다니. 본주로 돌아가면 정신 똑바로 차리고 열심히 하게나. 이제 헤어지면 아마도 다시 만날 기회는 없을 게야. 자네를 떠나보내는데 가만히 있을수는 없지. 함께 식사라도 들면 좋겠네. 내 아들들 사와 소와도 사이좋게 지내주오."
사마의는 이렇게 말하고선 눈물을 흘리며 오열했다. 귀도 멀고 남이 말한것도 잘 알아듣지 못하는, 완전히 늙어버린 모습을 보인 것이다. 이승은 돌아와서 조상에게 그런 사마의의 모습을 전하고, "아직 태부(사마의) 각하는 병이 낫지 않을 것 같습니다. 애처로움마저 느끼게 했습니다."라고 말해서 조상측을 완전히 안심시켰다. 하지만 이것이 모두 적을 속이는 연기였다는 데는 놀라지 않을 수 없다. 다음해 정월에 사마의는 쿠데타를 일으켜 조상을 필두로 하안, 이승 등을 모두 주살해 버린 것이다.
정치가에게 있어서는 아무리 사소할지라도 병이 들었다는 것 자체가 치명적인 것인데, 일부러 중병이 든것처럼 꾸며 적을 안심시키는 모략이었던 것이다
출처 - 삼국지동호회 백미 -
사마의.....머리에 도대체 뭘 달았길래 똑똑한지....
부럽군![빠각! 공부좀 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