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원 뉴스/잠비아] 독이 든 옥수수라도 먹어야 산다
  
글로벌多音 통신원 전준석
아프리카 여행가, 전문 기고가

옥수수는 아프리카에서 매우 중요한 곡물이다. 아프리카인들이 주식으로 하는 옥수수는 우리들이 즐기는 단맛 나는 노란 옥수수가 아니라 희고 달지 않은 종류의 옥수수다.

이런 단맛 없는 옥수수 가루를 죽처럼 끊여서 야채나 고기 소스를 곁들여 먹는 아프리카인들에게 서방국가들이 원조로 보내준 스위트 콘은 ‘금기’ 그 자체였다. 유대인들이 종교적인 이유로 비늘 없는 생선을, 흰두교도들이 소고기를 먹지 않는 것처럼 아프리카 사람들은 같은 옥수수라도 낯선 스위트 콘을 금기로 여겼던 것이다. 초기에는 이런 원조로 받은 스위트 콘을 쳐다보지도 않고 굶어 죽은 사람도 있었다고 한다.

그러나 지금 아프리카가 직면한 도전은 식문화와 전통의 갈등으로 인한 그런 ‘스위트콘’의 문제와는 비교도 안 되는 것이다. 바로 ‘유전자변형 옥수수’. 국제사회가 아프리카의 심각한 기아사태와 가뭄을 위한 구호식량으로 유전자변형 옥수수를 원조했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미국의 다국적 기업들이 유전자변형 옥수수 종자를 아프리카 땅에 이식시켜 농업의 종속성을 가속화 시킴으로써 아프리카를 더욱 황폐화, 종속화 시키고 있다.
이런 우려로 잠비아 대통령은 지난해 “독이 든 것을 먹기보다는 차라리 굶주리겠다”고 선포하기도 했다. 그러나 몇몇 국가는 결국 유전자변형 옥수수를 지원 받았다. 찬밥 더운밥 가릴 처지가 아니라는 판단에서다.

유엔 구호용 옥수수의 75%가 미국산이며, 그 중에 50%가 유전자변형 옥수수라는 사실은 아프리카에게 선택의 여지가 없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독이 든 옥수수를 받지 않겠다고 한 잠비아는 현재 60%이상이 기아에 허덕이고 있고, 구호식량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다. 잠비아 뿐만 아니라 남부 아프리카 전체가 구호식량 지원을 원하고 있는 상황이다.

유전자변형 옥수수의 구호식량 원조와는 별도로 미국과 유럽의 농산물 싸움에 영향을 받기도 했다. 실제로 짐바브웨의 경우 일부 농산물을 유럽에 수출하고 있는데, 광우병 파동으로 몸살을 겪은 유럽은 유전자변형 농산물에 대해 매우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미국의 다국적기업이 유전자변형 옥수수로 아프리카 땅을 점령하여 의존도만 높여 농업의 악순환을 거듭하게 한다는 의견도 있다. 고래 싸움에 새우등 터지는 격이라고 치부할 수도 있다.

그러나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오늘날 아프리카의 어린이들이 굶주림으로 죽어가고 있다는 사실이다. 아프리카 사람들의 평균수명이 40세를 넘지 못하고 있으며, 그 이유로 에이즈 등의 각종 질병과 함께 굶주림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는 사실만 보아도 아프리카의 기아사태가 얼마나 심각한지 알 수 있다.

오늘날 유전자변형 옥수수의 지원을 받았다 하여 금기로 생각하고 굶어 죽을 사람은 이제 아프리카에도 없다. 독이 든 옥수수 한 알이라도 필요한 곳이 아프리카이기 때문이다. 옥수수의 혜택을 가장 많이 받은 대륙이 아프리카인데, 정작 옥수수의 원산지는 미국이라는 사실도 참 아이러니한 일이다.

출처 : 미디어다음


제가 한국에 태어난건 참 행운인 것 같네요..;

이렇게 심각한줄은 몰랐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