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햏햏' 신드롬의 산파…김유식 디지탈인사이드 사장  
[속보, 정보통신] 2002년 08월 30일 (금) 17:41

“‘아햏햏’은 너털 웃음소리와도 비슷합니다. 다양한 감정을 표현하는 웃음을 한마디로 정의할 순 없지만 느낌만은 공유할 수 있지요.”

‘아햏햏’의 신드롬을 탄생시킨 디씨인사이드(www.dcinside.com)의 운영자 김유식 디지탈인사이드 사장(31)은 ‘아햏햏’을 비웃음도 박장대소도 아닌 너털 웃음으로 비유했다. 또 그는 받침 'ㅎ'의 발음에 따라 의미는 천차만별이라고 덧붙였다.
"신조어 '아햏햏'의 받침 'ㅎ'은 ‘ㅇ’, ‘ㅅ’, ‘ㄱ’ 등 세가지로 발음됩니다. 웃음소리 ‘아햇햇’, ‘아핵핵’, 아행행'을 들어보면 그 차이를 분명히 알 수 있습니다. "
‘아햏햏’을 따르는 네티즌인 ‘햏자’들은 김유식 사장을 ‘햏수’ 또는 ‘햏자 대장’이라고 부른다. 그가 ‘햏수’인 이유는 햏자들의 고향인 디씨인사이드 사이트를 운영하기 때문.
그는 노트북과 디지털 카메라를 미리 사용해보고 제품의 특징 및 장단점을 알려주는 '얼리 어댑터'다. 95년부터 PC통신 하이텔의 노트북동호회 멤버로 활동하면서 99년에는 노트북사용기 칼럼을 연재하기도 했다.
2000년 인터넷 인프라가 확산되면서 PC통신이 주춤하자 김유식 사장은 활동 무대를 인터넷으로 옮겼다. 그는 2000년 3월 노트북 전문사이트인 노트북인사이드(www.notebookinside.com)와 디지털카메라 전문사이트인 디씨인사이드(www.dcinside.com)을 열었다.
특히 사이트내에 디지털 카메라 이용자들이 직접 촬영한 사진을 올리는 게시판을 선보이면서 네티즌들에게 선풍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다.
비회원제인 디씨인사이드는 하루 40만명이 방문하고 페이지뷰만 600만에 이른다. 이 사이트내의 갤러리 게시판은 100개가 있으며 현재 보유 사진만 8만장 정도. 이정도면 세계 어디에 내놔도 손색없는 수준이다.
게시판의 모든 사진은 본인 촬영을 전제로 한다. 이 갤러리가 인기를 얻는 이유는 여러 네티즌들의 희귀한 사진들과 함께 관람자들의 다양한 총평을 볼 수 있기 때문.
이중 '아햏햏'가 등장한 엽기갤러리와 누드갤러리가 인기가 높다.
“‘엽기’라는 코드는 2000년 이후 우리나라 인터넷 문화의 축을 이룬 트랜드입니다. 일상과 다른 새로운 것을 보여주는 엽기 사진을 통해 햏자들의 다양한 반응을 볼 수 있습니다. '아햏햏'은 엽기갤러리의 독자평 '헤헤헤'라는 오자에서 등장했습니다."
단순한 신조어에 머물지 않은 '아햏햏'가 단지 오자에서 출발했다고 바라보기엔 석연치 않은 구석이 있다. 김유식 사장은 '엽기문화'에 방점을 찍은 것은 무얼까?
“‘아햏햏’의 ‘햏자’들이 누군지 알면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이들 대부분은 90년대 초반부터 PC통신 등의 인터넷을 즐겨온 세대이며 일부 햏자는 ‘사이버 논객’으로 활동하기도 했습니다. 우리나라의 인터넷 문화를 이끌어온 것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합니다. 이들은 인터넷의 정보에 뒤지는 것을 참지 못합니다.”
그들은 인터넷 문화의 중심에 서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 그들은 현 문화 화두로 ‘엽기’를 선택했던 것. 인터넷에 퍼져있는 엽기사진의 메카로 디씨인사이드의 엽기갤러리는 입지를 굳혔다.
김유식 사장은 아햏햏의 열풍이 쉽사리 가라앉지 않고 적어도 올해까지는 열기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아햏햏의 등장으로 디씨인사이드의 인기가 높아지자 김유식 사장은 네티즌들이 많은 사진들을 갤러리에 게재할 수 있도록 서버 증설에 고민하고 있다.


/국순신기자 kookst@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