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팀팩의 효과가 떨어지고 있었다, 갑자기 피로함과 어지러움 증이 몰려왔다.

"앨렌 나좀...." 그리고는 쓰러져 버렸다. 앨렌은 heal 빔을 내게 방사하고 나를 일으켰다. 빔 덕분에 다시 거짓말처럼 내 몸은 회복되었다. 앨렌이 물었다. "내 이름을 불렀어요?" '머린이 ?' 하는 표정이었다. 좀 머뭇거리다가 급하게 말하였다. "네, 이번이 천 한번 쨉니다". 돌발적인 거짓말이었다. 남자의 허세가 발동했던 것일까?" "네?"그녀가 놀랐다. 전투복 에 쓰여있는 사람의 이름을 부르기는 쉬운 일이다. 그러나 머린이 다른 부대 대원의 이름을 부르는 것은 좀처럼 볼수 있는 일이 아니었다.



... 7

그들은 수술을 통해, 감성신경을 제거 당할 뿐 만 아니라, 용맹함만이 머린에게 이 세상 최고의 덕목이며, 그들만이 가장 용맹하다라는 새로운 데이터를 입력 당하기 때문에, 연약해 빠진 타부대원들의 이름을 불러서 그들을 상대한다는 것 자체를 자신의 용맹성을 더럽히는 일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기 때문이었다. 그들이 SCV조정사를 "개미"라고 부르 는 것은 좋은 예일 것이다. 이러한 사실을 잘 알고 있는 앨렌으로서는 지극히 당연한 놀라움을 표현했던 것이다. 더구나 자신의 이름을 천번이나 불렀다고 거짓말하는 한 인간병기의 의도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모르는 것 또한 이상한 일이 아니었다.

"어떻게 ..." 앨렌은 다시 한번 놀라움을 피력했다. "저를 아시나요?"그녀가 물었다."네, 저번 laxmor사단과 연합 작전때 절 구해주셨죠. 그때 당신의 이름을 봐 뒀습니다. 그때는 정말 고마웠습니다." 깍뜻한 나의 표현에 앨런의 놀라움은 더욱 커졌고, 그 놀라움은 호기심으로까지 변하는 듯 했다.

"아, 그때..... 그런데 제 이름을 왜 천번이나 부르셨죠?" 약간은 빈정 대듯이 그녀가 물었다. 할말이 없었다. "저....그건...말이죠. 연습 했습니다.....고마움을 표시하려면 당신의 이름을 친근하게 불러 드려야 하니까 말입니다.

"궁색한 변명이었다. 그러나 그 궁색 함으로 나는 앨렌에게 수줍음을 타는 사람으로 인식된 듯 했고, 그 수줍음은 곧 나의 순수함으로까지 연결된 듯 했다. 약간은 헬멧이 무거운 듯 보이는 그녀가 살금살금 내곁으로 걸어 와서 내 헬멧속 얼굴을 비롯한 내 몸 이곳저곳을 훑어보았다. 내가 뭔가 다르다는 것을 확인하려는 듯, 그리고는 갑자기 그 녀의 머리를 세차게 나의 헬멧에 들이박았다. 어지러웠다. 약간의 통증도 따랐다. 그녀가 왜 이런 행동을 하는지 종잡지 못했다.



... 8

이윽고 "음, 정상적인 머린이 아니군, 좋아요. 앞으로도 제 이름을 부를 수 있는 권리를 드리죠. 해리슨." 그리고 앨렌은 그 큰 눈을 반쯤감은 채 미소를 보내주었다.

나에게, 바로 나에게 말이다. 더구나 이름까지.... 그제서야 그녀가 왜 그런 행동을 했는지 알수 있었다. 만약 내가 정말 평범한 머린이라면 난 그녀를 때려눕혔을 것이고, 이 세상에 그런 폭력덩어리를 가까이하고 싶은 여자는 하나도 없을 테니까. 나는 앨런의 시험에 통과했다. 우리는 한동안 함께 웃었다. 오랜만에 느껴지는 따뜻한 분위기 때문이었을 수도 있고, 수줍어하는 머린이 우스꽝스러웠을 수도 있었다. 하지만 나는 전쟁의 엄혹한 틈바구니에서 이렇게 라도 서로 웃을 수 있다는 것이 너무도 행복했다. 뒤늦게 출동한 지원부대에게 파일런을 맡기고, 우리는 배럭으로 향했다.숙소가 우리를 갈라놓을 때까지 우리는 함께 있었다.

그 후에도 우리는 자주 만났다. 순찰할 때, 정찰할 때, 막사 근무 설 때 그리고 꿈속에서도... 그녀는 지금 확장기지 건설을 방어하기 위해 출동한 상태이다.

"이봐! 해리슨 무슨 생각을 그리 골똘히 하는거야." 그제서야 내가 마크와 함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미안해, 잠시 생각할게 있어서. 그런데 마크 피해복구는 잘되고 있어?" 아침에 입은 피해에 대해서 물었다. "글쎄 말도 말게, 민간인들을 모두 징집해서 SCV에 태울 모양인가봐. 피해 복구뿐만 아니라 스타 포트를 내일 안으로 5개나 건설하라는 지시야. "자원이 있어야 짓던지 말던지 하지. 어쨋든 지시사항이니 따를 수 밖에...

그런데 해리 혹시 소문 못들었나? 저그족이 말이야 laxmor사단을 완전히 박살을 냈다는군 그래서 내일이나 모레, 우리기지로 이전 온다는 구만. "



... 9

큰일이다.

만약 laxmor사단이 깨졌다면, 근처에서 확장기지를 방어 중인 엘렌도 위험한 상황이다. "마크 그 얘기 확실한 거야? "따지듯이 그에게 물었다. "아니, 그냥.... 소문 인데, 확실할지 아닐지는 아직은 모르지, 그런데 왜 그래 해 리?" 자기가 큰 실수라도 했냐는 듯이 물었다. "마크, 앨렌이 그 근처에 있네." 마크는 그제서야 알아차린 듯 날 물끄러미 쳐다 보았다. 별일 없을테니, 마음을 편하게 가지라는 마크의 위로 를 끝으로 우리는 헤어졌다.

앨렌... 나의 사랑 앨렌.....





제 1막 : laxmor 사단의 이전



"해리! 도와줘요. 해리! 제발" 엘렌이 쫓기고 있다.

엘렌의 다급한 목소리가 내 헬멧안을 가득 메웠다. "엘렌!엘렌!" 나는 더 이상 달릴 수 없을 만큼 빠르게 그녀에게 달려가고 있었다. 더이상 스팀팩도 말을 듣지 않는다.

제발, 제발...아무리 달려가도 그녀는 점점 멀어지기만 한다."엘렌! 엘렌! 가지마! 엘렌!!" 그때 고압의 전기장이 갑자기 내몸에 흘러 들어옴을 느꼈다. 주변이 점점 어두워 지고 엘렌의 목소리도 점점 멀어져감을 느꼈다. 이제는 어떤 빛도 어떤 소리도 느껴지지 않는다. 그 고요함과 암흑이 점차 귀속으로 빨려오는 윙윙 소리와 번쩍이는 불빛으로 바뀌어 나갔다.



눈을 떴다. 취침 캡슐 안이다. 숙면보호 시스템 뇌파측정기가 내 불안정한 뇌파를 감지하고 가벼운 전기충격으로 날 깨운 것이다. 어쨌든 다행스러운 일이다. 악몽일 뿐이었니까. 동료들의 모습이 캡슐에 굴절되었다. 평화로운 모습이다.

어떤 죽음의 그림자도 보이지 않는다. 내 캡슐 바로 옆에 있는 녀석은 밥이다. 무뚝뚝하긴 하지만, 동료들 중에서 나와 비교적 대화가 많은 친구이다.

주로 전투에서 자기의 모습이 어땠냐, 자기가 적을 가장 많이 죽인게 아니냐, 히드라 리스크의 키가 자기에 비해서 얼마나 크냐는 둥, 지극히 머린다운 질문이지만, 성의껏 그에게 대답해 주곤 했다.

아무도 그의 질문에 답해주지 않는 것이 안타까워 서이기도 했지만, 그의 순수함이 마음에 끌려서이기도 했다.

그 옆에는 찰리, 맥스, 마지막은 톰슨. 찰리와 맥스는 말이 없다. 항상 가우스(총)를 손질할 뿐 그 어떤 것에도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다. 톰슨은 날 좋아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