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응답은 했는데…. 어디가서 찾는다지?"
> 글쎄요.
"혹시 위치추적 시스템이나 그런거 없어?"
> 데이타를 입력하시면 일단 검색해보겠습니다.
"으음.. 이름은 도몬 캇슈 나이는.."
> …검색중. 도몬 캇슈란 이름을 가진 사람의 현재 위치 발견.
모니터에 일본지도와 함께 반짝이는 붉은 점을 본 소녀는 미소지으며 본체를 두번 다독였다.
"좋았어! 제미나스 출격!"
위치를 확인한 소녀는 입가에 사악한 미소를 한층 띄우며 부스터의 출력을 높였고 제미나스는 넬ㆍ아가마를 빠져나왔다.
File No.04: 영생의 날개(이터널 윙)
OG군 부산지부.
현재 이들은 부서진 NT-1 로봇전시관의 재건 대신 아예 활주로를 하나 세우고 있었다.
"이게 다 너희 둘 때문이잖아! 야크! 도가!"
"뭐?"
"순전히 너희 둘이서 그 건담이니 간댕이니 그것만 건드리지 않았어도 이런 중노동은 안하잖아!"
지난번 블루에게 당했던 자크병의 이름이 드디어 나오게되는 감격스런(....) 순간이다. 어쨌든 그들이 비지땀을 흘리면서 활주로 공사에 전념할 무렵 하나의 인간형 병기가 그들의 위로 바람을 일으키며 지나갔다. 덕분에 쌓아두었던 장비들이 모두 엎어지는 수고까지 해버렸으니 그들의 짜증지수는 100%를 오버하고 있었다. 그런데….
"응? 잠깐 돌려봐."
> Yes Master.
잘만 날아가던 인간형 병기가 갑자기 멈추더니 이쪽으로 고개를 돌렸고 그것을 발견한 OG군 병사들은 모두 경악했다.
"거,건담!?"
"요이! 두사람 오랜만이야. 일행들도 반가워."
"어,어쩐일로 몸소 행차를…?"
"아. 지나가던 길에 잠시 들렸어. 약속은 잘 진행하고 있네?"
그때 무리를 비집고 나온 여성이 건담을 향해 손가락을 내밀며 항의했다.
"이봐. 네가 야크와 도가를 공격한 장본인이냐?"
"응? 넌 누구야?"
"난 OG군 부산지부의 총 책임자인 케이다. 넌 누구냐?"
"난 아크라이트 블루. 아직은 무소속이야."
"다시 묻겠어. 네가 야크와 도가를 공격한 장본인이야?"
"아 그거?"
건담에 탑승한 소녀, 블루는 잠시 턱을 괴더니 손가락으로 딱 소리를 내며 씨익 웃었다. 그리고 밖에 서있는 여성에게로 입을 열었다.
"그건 저녀석들이 이 연약한 몸의 나(…연약하긴 하다만 네 성격은 오히려 그것을 어필해주고도 남아!)를 덮치는 바람에 어쩔수없는 정당방위였어. 그건그렇고 난 바쁘니 이만 실례. 다음에 만나면 인사라도 하자구 케이."
이말은 두명의 OG병사들을 죽음의 문턱으로 끌고가기에 충분한 한마디였다. 블루에게 농락당해버린 그 둘은 이후 케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OG군 부산지부의 대장에게 흠씬 두들겨 맞았다고 한다.
지난번 제미나스가 머무른 도몬과 진이 수련했던 장소로부터 멀지않은 숲.
도몬과 진은 힘겨운 수련이후 사제간의 정을 더욱 돈독하게 하기위하여 바람이 잘 통하는 공터에서 마주앉아 컵라면(....)을 끓여먹고 있었다.
"도몬사부."
"응?"
"이걸로 저희가 이때까지 끓여먹은 컵라면의 개수는 172개입니다."
"그래서?"
"이것으론 영양섭취가 부족합니다. 그러니 내일부터는 레인누님이 지어주시는 밥을 먹는것이 어떨까요?"
"너 제정신이냐! 레인이 지어주는 그 맛없는 밥을 어떻게 먹냐!"
"가끔씩 찾아오시는 크로사부와 아야카 누님은 잘 드시던데요."
"시끄럿! 난 죽어도 그 밥은 못먹어! 차라리 DG세포를 씹어먹고 말겠다!"
도몬이 마지막 면발을 먹고 남은 라면국물을 마시려고 컵을 가까이 한 순간 어느새 다가온 레인의 커다란 부채가 도몬의 뒷통수를 가격했다.
"뚜업!"
"뭐가 어쩌고 어째~?"
"헙! 레,레인…!?"
"도몬~? 방금 뭐라고 말했는지 못 들었거든? 다시 한번만 말해줄래?"
"그,그러니까 저기…!!"
"카미야? 도몬과 단둘이서 오봇하게 얘기해야 할게 있다는건 이제 눈감고도 알겠지? 잠시 뒤돌아 있어줄래?"
"누님의 명이라면 얼마든지요. 하지만 뒤돌아있기보단 이 자리를 뜨렵니다."
진이 그곳에서 사라지자 곧 도몬의 처절한 비명소리와 함께 아름다운 7옥타브(....)의 소리가 어우러져 나왔다.
한편 우리의 제미나스와 블루양은 현재 바다위를 날으며 계속 앞으로 나아가고 있었다. 헌데 우리의 블루양은 양볼을 내민채로 뭔가 뾰로통해 있는데….
"우으으…!! 지겨워 죽겠네! 좀 더 빨리 갈수는 없어?"
> MS(Mobile Suit)형태로는 이정도가 한계입니다. 더이상 속력을 낸다면 마찰열과 오버로드의 한계로 기체에 무리가 갑니다.
"MS형태? 그럼 다른 형태도 있어?"
> MA(Mobile Armor)형태라면 현속도의 3배 정도는 문제없이 갈 수가 있습니다.
"좋아. 그렇다면…!!"
블루는 좌석시트 옆의 레버를 뒤로 당기면서 윙크 한번 해주고 카와이한(=귀여운) 목소리로 명령했다.
"체인지 이터널 윙(버드모드)~♡"
-끼이이이이이익!
갑자기 제미나스가 멈추면서 부스터의 기동이 꺼졌다. 그리곤 바다속으로 추락했다. 잠시후 블루는 겨우 부스터를 켜서 바다속을 빠져나왔다.
"어,어이! 어떻게 된거야!"
> …마스터답지가 않습니다. 그 명령은 인식할수가 없습니다.
"뭐라고? 모처럼 얌전하게 굴고싶었단 말이다아앗!"
이후 몇번의 옥신각신 끝에 제미나스의 안광이 빛나며 제미나스는 이터널 윙으로 변형을 완료했다. 블루는 부스터의 출력을 높였고 이터널 윙은 바다를 가르며 날아갔다.
식후운동 겸 오후수련을 준비하기위해 진은 산책로를 걷고있었다. 한참을 바람에 몸을 맡기고 길을 걸을무렵 한기의 비행기가 진에게로 착륙했고 그안에서 푸른 머리에 청잠바, 찢어진 청바지를 입은 소녀가 나와 진에게로 걸어왔다. 그리고는 품에서 사진을 한장 꺼내더니 진에게로 내밀며 말했다.
"이봐. 이런 사람 어딨는지 알아?"
그때 진을 부르는 우렁찬 목소리를 들은 진은 엄지손가락을 들어 소리가 난 근원지를 가르키고는 앞장서서 걸어갔고 소녀는 그 뒤를 따랐다.
진을 따라가던 블루는 도몬이 보이자 성큼성큼 걸어와서는 사진과 얼굴을 대조해보았다.
"흐음. 도몬 캇슈?"
"내가 도몬 캇슈인데 넌 누구냐?"
"제대로 찾아왔네. 당신에게 건담파이트를 신청한다."
사진을 품속으로 넣은 블루는 곧 손가락을 내밀며 도몬에게 말했고 도몬은 피식 웃으며 그 제안을 받아들였다.
"좋아. 건담파이트라면 받아주지. 장소는?"
"바로 이곳에서."
"좋아. 그렇다면…."
"나와라아아아아아! 거어어언다아아아암!"
두명이 동시에 손가락을 튕기며 각자의 건담을 불러내는 와중에 도몬의 이마에 약간의 힘줄이 생겼다는 것만 알아두자. 이후 땅이 흔들리며 도몬의 갓 건담이 등장했고 블루의 등뒤에선 이터널 윙이 숲을 헤치며 나왔다. 블루는 재빨리 이터널 윙에 탑승하더니 레버를 당기면서 가래끓는 목소리(....)로 외쳤다.
"오프으으은 위이이이잉! 체에에인지 제미나아아아아스!"
> 그 명령은 인식할수 없습니다.
"이런 미네랄! 체인지 제미나스!"
-큐웅!
이터널 윙은 제미나스로 변형해 갓 건담의 앞에 육중히 착지했고 둘은 서로를 보면서 자세를 잡았다.
"이 싸움에서 이기면 당신은 나와 론드벨로 귀환해 주셔야겠어."
"무슨 소리! 난 풍운재기를 찾을때까진 론드벨로 돌아갈 수 없다!"
이로써 양쪽의 싸움의 구실이 완벽하게 잡혔다. 이제 제미나스의 화려한 반격이 시작…될까?
To Be Continu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