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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최선생님의 말을 듣고 너무 충격을 받아 아무말도 할 수 없었다.
수화기 너머로 "여보세요? 여보세요?"라는 말을 듣고 간신히 정신을 추스린 다음에야 최선생님에게 은미의 상태에 대해 물어볼 수 있었다.
"그러면.. 선생님..
은미가 제정신이라면, 어떡하면 그 애의 공포심과 무서움을 없앨 수 있을까요? 은미가 평범한 생활을 하기위한 치료법은 도대체 어떤 것이죠?"
"음....
만약에 은미가 정신질환에 걸려있다면, 약물치료나 병원에 입원해서 치료할 수 있겠죠.. 하지만 이번 경우에는 그런 치료가 불가능합니다.
은미는 온전한 정신 상태이기 때문이죠...
제가 알기론 한가지 방법밖에 없습니다.
바로 일한씨가 충격에서 회복했던 방법이죠. 자기가 경험하고 봤던 것을 사실로 인정하되, 그것이 이제 더 이상 아무런 위협이나 공포의 존재가 아니라는 것을 알려주는 것이죠.
괜히 환시니 환청을 경험한 것이라고 은미를 몰아부치면, 오히려 크나큰 부작용을 낳을 수가 있습니다.
은미가 경험했던 괴기한 일들에 대해 납득할 수 있는 논리적인 대답이 필요합니다. 그것을 은미가 수용하고 극복하는 수 밖에 없어요...."
나는 최선생님에게 고맙다는 말을 하고 전화를 끊을 수 밖에 없었다.
은미가 경험한 것이 환상이 아니었다니....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인지 감을 잡을 수 없었다.
불안하게 이 생각 저 생각하면서 사무실을 왔다갔다 했다.
한승이 형은 그 사진에 대해 뭘 그렇게 조사하는지 작업실에서 한참동안 꼼짝도 안했다. 내 머리속은 최선생님이 해준 얘기로 점점 복잡해졌다.
작업실에서 나온 한승이형은 점심으로 짜장면이나 시켜먹자고 하고 다시 작업실로 들어갔다.
식사가 배달된 후에도, 뭐에게 홀린 듯 아무말 없이 먹더니, 내게 좀더 기다려달라고 하고 다시 작업실로 들어갔다.
나는 한승이 형을 방해 안할 생각으로, 가방안에서 책을 꺼내 보기 시작했다.
하지만 책의 내용은 하나도 들어오지 않고, 은미가 경험한 것이 과연 어떤 일이었을까하는 생각만 머리에 가득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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