묘시가 되어 사곡에는 각 문파들이 모여든다.
하림성의 문주 하백의 손에는 문파들의 연합이 될
무림맹의 맹약이 담긴 두루마리가 들려있다.

"이제 무림은 바야흐로 사악한 마교를 처단키위해 정파, 사파의 구분없이
힘을 합칠 것을 맹약하는 바이오. 그리고 맹주가 되어 이 무림맹을
이끌어주실 문주를 추천받겠소."

일시에 좌중은 술렁거리기 시작했다. 무림맹이라니... 거기에 맹주라...
누가 그런 막중한 책임을 떠맡을 것이란 말인가...

사파의 인물들은 이것이 마교를 처단한 후 무림에 자기네 세력을 넓힐
좋은 기회라 생각하고 먼저 말을 한다.

"독룡동의 동주 염마(炎魔)-야차를 추천하오."

ㅡ야차. 사파인들에게 신화적 존재인 그를 모르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불을 자유자재로 사용하는 그는 싸울때 마치 사신(死神)과도 같다.
지금은 독룡동에서 혼자 은거중이나 20년 전 그의 성명절기인 화륜지옥차로
당시 가장 거대한 정파이던 현현파와 하북성을 불태워 멸문시켰던 잔인한
자이다.

정파인들은 한결같이 반대했다.
"그건 말도 안 되오. 그런 난폭한 자를 맹주로 추대할 순 없소."
"그렇소. 실력은 인정하나 그는 독불장군이 아니오이까."
"우리가 믿고 따를 수 있는 문주가 아니면 무림맹주로 인정치 않겠소."
"얼마전 마왕의 후계자인 리퍼를 쓰러트린 대도문의 소문주
청운(靑雲)공자-제릭스를 추천하오."
"오오... 마왕의 후계자를 쓰러트리다니 과연 정파의 미래를 책임질
대도문의 소문주 답구려."

사파인들 역시 반대한다.
"대도문의 소문주가 아니더라도 야차도 마왕의 후계자쯤은
능히 이길 수 있었을 것이오."
"혹시 마왕의 후계자 실력이 형편없었던 것은 아니오?"
"하하하~ 그럴지도 모르지."

"뭐라고? 너희가 말하는 야차야말로 마왕이 두려워 숨어지내는게 아니냐?"
"말 다했소? 한 번 해보자는 거요?"
정파인들이 발끈하며 정파, 사파간의 감정충돌이 일어날 것 같았다.

"조용! 조용히 하시오! 우리끼리 싸우자고 모인 것이 아니지 않소?"
하백이 화가나서 소리쳤다.
그렇다. 마교에 대항하기 위해 힘을 합친다고하지만
아직 정파, 사파 간의 감정대립은 지속되고 있었던 것이다.

"미안하오. 내가 좀 늦었구려."
막사 뒤에 누군가 들어오면서 말을 했다.
좌중이 그 소리에 뒤를 돌아보니 아방궁주 아수라와 동생인 크로우가 도착한 것이었다.

"오~ 아방궁주 어서오시구려. 기다리고 있었소."
"듣자니 무림맹주를 선출한다던데..."
"지금 논의 중이외다. 사파의 야차와 정파의 제닉스...허나 누구를
선출해야할지 난감하오."
"본인은 세외인물이나... 무림맹의 일원이 되기로 한 이상
본인은 팔두사문의 문주 게닛츠를 추천하오."
"팔두사문의 문주말이오? 팔두사문에 대해선 알려진 바가 없기에..."
"본인은 팔두사문주가 무공과 학식을 겸비한 사람으로 알고 있는데 말이오."
"아방궁주의 말씀이 옳소. 정파, 사파 어느 한 쪽의 의견을 따르는 거 보다
낫겠소."

떨떠름 한 결정이긴 해도 중립인 세외세력의 아방궁주 아수라의 의견을
따르는 것이 현명한 것 같아 모두 거기에 따를 수 밖에 없었다.

"나 팔두사문주 게닛츠... 무림맹약을 지켜 반드시 마교를 쳐 없애고 다시
이 무림의 평화를 되찾는데 온 힘을 다하겠소."
"맹주께 충성을~!"
"무림맹주 만세~!"

그 때였다.

"큰 일입니다! 마교가 대도문을 공격하기 시작했답니다!"
정찰나갔던 병사가 숨도 고르지 못하고 보고를 했다.

그 보고를 들은 모두가 놀랐다. 대도문이 크긴 하나 홀로 마교의 공격을
받는다면 멸문은 시간문제이기 때문이다.

"선봉은 누구라더냐?"
"그게...악귀라는 자와......"
병사가 말끝을 흐리자 무림맹주 게닛츠는 대답을 재촉한다.
"왜 말을 못하느냐? 끝까지 보고를 하거라."
"저 그게... 독룡동주 염마-야차 이옵니다."
"무어라~?"

이 충격적인 보고에 사파인들은 얼음장같이 굳어버렸고 정파인들도
할 말을 잃었다.

<3부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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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짧게 쓴 건 둘째치고 쓰다보니 출연시켜드린다고 약속한 캐릭의 등장이
없었군요.  깊이 사과드리고  3부엔 반드시 출연시켜드리겠습니다.
1부에 나온 바이드와 박근성도 3부 전투때 참가하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