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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경이가 점점 작아지더니 퍽 소리와 함께 땅에 떨어졌어요.
그런데 그전까진 아무런 소리도 안 내던 미경이었는데 떨어지면서 비명을 지른 것이 기억나요.
정미도 마찬가지였구요..
지금 생각해보니 혼이 뺏겨 있던 그 애들도 떨어질 때 제정신이 든 것 같아요.
그래서 비명을 지른 것이죠.. 얼마나 무서웠을까..
정미까지 뛰어내리고, 이제 내 차례가 되었어요.
그 애는 옆에서 자꾸 속삭였어요. 이제 뛰어내리라고..
나도 아무런 생각없이 뛰려고 했어요.
그 순간 뒤에서 누군가가 강한 힘으로 나를 낚꿔챘어요.
그러곤 기억이 없어요..
나중에 알고 보니, 그때 마침 옥상을 순찰 중이던 경비아저씨가 나를 구한 것이예요.
옥상에 올라와보니, 여학생 3명이서 나란히 난간에 서서 한명씩 뛰어내렸다는 것이예요.
너무 순식간의 일이라 저만 구할 수 있었다는 것이예요.
경비아저씨 말로는 나를 붙잡았는데 내가 엄청나게 반항하며 죽어야 한다고 소리질렀다는 거예요. 나는 아무런 기억도 없는데...
선생님 믿을 수 있으세요...
그것이 일주일 전의 일이예요.
저는 그때 이후로 밤에는 한숨도 잘 수 없었어요.
이 사진의 애가 눈만 감으면 나타나 옆에서 중얼거리는 것이예요.
'아직도 네 차례야... 빨리 죽어야지...'
미칠 것 같아요! 선생님 도와주세요..
제가 정신병자 같죠? 하지만 아니예요!
정미와 미경이가 남긴 유서를 보면 알 수 있어요, 개네들은 정말 행복한 가정에서 살고 있던 애들이예요.
그런데 걔네들이 쓴 유서에는 자살하는 이유가 가정불화와 가난해서 그렇다고 나와있어요.
남자 친구라고는 한명도 없는 정미가 남자친구와의 관계가 괴롭다는 유서를 남겼다는 것도 말도 안돼요!
내가 썼다는 유서는 어떻고요.. 성적이 떨어지고 밤마다 나를 때리는 아빠가 밉다고 썼대요..
선생님 저 지난번 시험에서 일등했어요. 그리고 우리 아빠는 제 털끝하나 안 건드리는 분이고요..
선생님 제발 저 좀 믿어주세요...
아무도 저를 안 믿어요!
이러다간 언제 그 애에게 이끌려 죽게 될지 몰라요..
선생님.... 제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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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미씨....드디어 그 긴 대사를 끝냈ㄱ.....(빠가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