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랑 가을 하나, 떠나고 있는데
이렇게 큰 파문이 일 줄은
바람은 몰랐을 거라고,
딸랑 가을 하나, 보내고 있는데
저리 큰 슬픔이 있을 줄은
나도 몰랐을 거라고

갈 때가 되어 떠나가는 것들에게
지금 시월은 하얀 손수건 흔들며
눈물의 바다를 이루고

나는 몇 번의 윤회를 거쳐야
때가 되어 떠나는 것들에게
기꺼이 손 흔들어 줄 수 있을까?
흔들릴 만큼 흔들려도
부러지지 않는 그리움 되어
저리도 멋지게 손 흔들 수 있을까?

                    -석청 신형식 , 「갈 때가 되어 떠나는 것들에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