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닛츠는 일단 그들을 반갑게 맞아주었다.
"어서들 오시구려."
"환대해 주시니 고맙소."
서해혈사단 단주 이덕령이 대답했다.
"팔두사문주, 우리가 온 목적은..."
"신룡사주, 이젠 무림맹주 이시외다."
신룡음사의 사주 피닉스가 이덕령에게 게닛츠가 무림맹주란걸
일깨워주었다.
"아... 맹주, 우리가 온 목적은..."
"신룡사주, 서둘지 마시오. 제가 천천히 설명드리지요."
이덕령이 또 피닉스의 말을 끊는다.
성격이 불같이 급하고 직선적인 피닉스인지라
혹시라도 자신들이 찾아온 목적을 오해하지 않게하기 위함이었다.

"우리 세외문파들이 그간 중원에 일에 관여하지 않은 것은
무림에 올 큰 혼란을 미연에 방지키 위함이었소.
헌데 우리 세외문파 중 아방궁의 궁주 아수라가 원칙을 깨고
마교에 선전포고를 했다하여 그 진상을 알고자 온거요."
이덕령이 차근차근 설명을 했다.
"헌데 아방궁주는 어디에 있소?"
피닉스가 묻는다.
"아방궁주는 처소에 머물고 계십니다."
"그럼 거기로 가겠소."
"두 분께 아방궁주의 처소를 안내해드려라."

이덕령과 피닉스는 시종의 안내에 따라 아수라의 처소에 왔다.
"아방궁주님, 서해혈사단주님과 신룡음사문주님이 찾아오셨습니다."
"어서 뫼시어라."
이덕령과 피닉스가 처소 안으로 들어섰다.
안에는 아수라와 그 동생인 크로우가 함께 있었다.
"이게 얼마만이오, 혈사단주 그리고 신룡사주."
아수라가 두 사람을 반기며 인사를 한다.
"아방궁주, 대체 마교에 선전포고를 한 이유가 뭐요?"
역시, 피닉스가 그 급한 성격을 참지 못하고 따지고 들었다.
"진정하시오, 신룡사주.  싸우려고 온 것이 아니지 않소.
아방궁주, 세외문파의 원칙을 깨고 중원일에 관여하시는
이유를 알고 싶소."
이덕령이 피닉스를 제지하며 말했다.
"마교는 없어져야할 존재요. 저대로 내버려두면 장차
우리 세외문파에게도 무슨 짓을 할지 알 수 없소."
"남천회주를 포함한 우리 넷이 힘을 합치면
마교 따위 두렵지 않소."
"염마-야차도 저들 편인데 말이오?"
"야...야차가!"
아수라의 뜻 밖의 말에 이덕령은 당황했다.
ㅡ야차가 왜 마교에...
"흥! 아방궁주는 야차가 두려운가 보구려."
"말씀이 지나치십니다!"
피닉스가 비꼬듯 말하자 아수라의 동생 크로우가 입을 열었다.
"형님께선 도의를 중시하시기 때문에 마교에 선전포고를
하신 겁니다."
"그렇다면 우리의 원칙을 깬 건 도의를 저버린게 아니오?"
"전 좁은 의미의 도의보다는 넓은 의미의 도의를 말씀드린겁니다."
"크로우, 넌 잠시 나가있거라."
"형님..."
"어서!"
"예, 형님."
무슨 일이든 논리적으로 따지고 드는 크로우와 성격급한 피닉스가
함께 있으면 필경 말다툼이 벌어질 것이 분명하기에 아수라는
크로우를 내보냈다.

"듣고보니 아방궁주의 뜻이 옳은 것 같소. 우리의 생각이 너무
안일했던건 아닌지..."
이덕령이 피닉스에게 말했다.
"난 생각이 다르오. 중원이 먼저 구원요청을 한 것도 아니지 않소.
그런데도 아방궁주는 우리에게 알리지도 않고 독단적으로
마교에 선전포고를 하였소."
"그 말씀은 마치 우리 아방궁이 신룡음사의 후신이라도
된다는 것 같구려?
피닉스의 그 말에 아수라도 눈살을 찌푸리며 말을 한다.
"우리는 세외문파이지 않소. 누구 하나가 중원일에
잘못 관여했다간 세외문파 전체가 비난을 받을 수 있으니
우리에게 미리 언질이라도 주셨으면 좋았을 터인데.."
이덕령이 피닉스가 한 말을 다시 수습했다.
"에잉~ 마음대로들 하시구려!"
피닉스가 화가난 듯 밖으로 나가버렸다.
이덕령도 그런 피닉스를 쫓아 나가면서 말했다.
"신룡사주는 내가 진정시킬테니... 아방궁주, 다음에 다시 얘기하십시다."
"그러지요. 예나 지금이나 신룡사주의 저 불같은 성격은 여전하군요."



이 곳은 구암동에서 2km 정도 떨어진 요지림이란 숲.
야시로와 쉘미, 다크는 지둔술(땅속에서 경공으로 이동하는 기술)로
이 곳까지 온 것이다.
"휴..십년 감수했군. 쉘미 당신이 도와주지 않았으면 큰 일날 뻔 했어."
다크가 한 숨 돌렸다는 듯 말했다.
"당신이나 나나 아직은 서로의 힘이 필요하니까."
"그나저나 저 자도 당신 문파인가?"
"저 사람이 바로 백도지광-야시로 에요."
"으음... 구해주셔서 고맙소."
다크가 야시로에게 감사하다는 인사를 건넨다.
"우리는 같은 편 아니오, 돕는게 당연하지 않소."
"다크, 당신은 일단 당신 문으로 돌아가 있어요."
쉘미가 다크에게 눈치를 주며 말한다.
"그러지, 또 보자구."
다크가 빠른 경공으로 사라지자 야시로가 쉘미에게 묻는다.
"쉘미, 문주께서 분부하신 건 어찌됐지?"
"이거 말야? 호호.."
쉘미가 품안에서 비전서를 꺼내들며 말한다.
"역시 쉘미로군. 문주가 크게 기뻐하시겠는걸. 자, 가자."
야시로가 의미심장한 미소를 띄우며 둘은 무림맹으로 향한다.  



한 편, 야차는 마교로 돌아오자마자 급히 마왕에게 보고를 한다.
"교주, 신 야차, 구암동에서 돌아왔나이다."
"침입자들이 가져간건 없는가?"
"그게... 비전서가 없어진 것 같습니다."
마왕은 구암동에 봉인된 비전서가 있다는 것을 야차에게만
알려주었던 것이다.
"비전서가 없어지다니, 그게 정말이오?"
"예... 허나 제 불찰로 그들을 놓쳤습니다. 어떤 벌을 내리셔도
받겠습니다."
"하하하! 수고많았소. 공들인 보람이 있군."
마왕이 돌연 크게 웃으며 말했다.
"그게 무슨 말씀이시온지?"
"대도문을 공격하던 병력을 갑자기 철수시켜 구암동으로
보냈으니 얼마나 다급해 보였겠소? 저들은 아마 그게
진짜 봉인된 비전서인줄 알 것이오."
"그럼 그 비전서는 가짜였군요."
"그렇소."
"그럼 소교주를 공격하게끔 만든 것도 다 계략이었단 말씀이십니까?"
"리퍼가 아직 완전히 각성을 하지 않았는데 어찌 제릭스에게
상대가 될 수 있었겠소?"
야차는 마왕의 냉철하고 치밀한 계략에 두려움을 느꼈다.
비록 완전히 각성하지 않았다하나 자신의 후계자의 목숨을 걸면서까지
무림맹을 철저히 농락하다니...
"그들이 훔쳐간 비전서는 대체?"
"바로 1000년전 봉인된 사신(死神)을 부활시키기 위한 가짜였소.
하하하하~!"
"사신..."

ㅡ사신. 가만히 있어도 풍기는 사기(死氣)만으로 사람을 죽인다하여
붙여진 별호이자 이름이다. 1000 여 년전 마교를 이끌었던 제1대 교주이다.

"누가 사주하여 훔쳐갔는지는 모르지만 뼈저리게 후회를 할 거요. 하하하!"
야차는 속으로 생각했다.
<사신이 부활한다면... 무림에 피바람이 몰아치겠군>


<7부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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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alcain님의 캐릭 사신을 등장시키기전 간단한 설명으로 마무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