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산의 해가 질 무렵, 무림의 내놓라 하는 고수들은 제각기 서둘러
명문정파인 하림성에 모여들고 있었다.
그 중 유달리 눈에 띄는 두 사람이 있었으니...
"이번 싸움은 예사롭지가 않아."
바이드가 말했다.
ㅡ바이드. 그가 누구인가. 지금은 한물 갔지만 그래도 무림에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월하문의 소문주 삼기백무의 호위대인 백풍대의 대장이
아니던가. 비록 오른팔이 없다하나 개조되어진 오른팔로 6성에 이르는
탄지신공을 쓰는 그가 아니던가...
"아무리 그래도 사파놈들과 손을 잡다니 난 영 내키질 않는걸."
박근성이 말했다.
ㅡ박근성. 수려한 용모의 소유자로 그가 가는 곳마다 여인들이 따른다.
둘은 어릴때 같은 사부 밑에서 무공을 익혔으나 검술에도 뛰어나
백풍문 문주의 눈에 띄어 제자로 들어오게 된다.
"지금 상황이 정파, 사파를 따질 때가 아니야. 아방궁주 아수라마저
마교에 선전포고를 했다고."
"뭐? 아수라가? 이거 큰 일이군."
"자, 그러니 어서 서두르자고."
"그래 서두르세."
드디어 회의가 시작되고 하림성 문주인 하백이 입을 연다.
"여러분들이 오늘 이곳에 모인 이유는 아시겠지만 근래들어 마교의 세력이
너무 커지고 있습니다. 교주 파워차지마왕의 무공이 12성 극성에 달해
정파, 사파를 가리지 않고 무림을 쑥대밭으로 만들고 있습니다.
좋은 방도가 있으신 분은 말씀해 주시기 바랍니다."
"세외세력들에게 전문은 보내셨습니까?"
안경을 쓴 거구의 사내가 말하자, 모두들 그 쪽을 바라본다.
그 사내의 이름은 게닛츠, 정파지만 베일에 싸인 팔두사문의 문주다.
"보냈지요."
"그래서 아방궁주 아수라가 마교에 선전포고를 한 겁니까?"
"아닙니다. 아방궁주의 독단 행동 같습니다."
"이상하군요, 왜 여지껏 방관만 하던 아방궁주가 나선 걸까요?
자신에 이득되는 일이 아니면 절대 중립인 아방궁주가 말입니다."
"어쨋든 마교는 없어져야 합니다. 아방궁주가 마교와 싸우는데 힘을
보태주겠다면 우리로선 좋은 일 아니겠습니까?"
"그건 아방궁주가 우리의 계획대로 따라줄 경우겠지요."
게닛츠의 말에 모두 고개를 끄덕이며 한숨을 쉰다.
여기는 아방궁.
"형님, 밤바람이 찹니다. 어이하여 나와계십니까? 무슨 걱정거리라도?"
붉은 머리의 앳되어 보이는 사내가 말한다.
ㅡ그는 아방궁주 아수라의 이복동생인 크로우. 이복동생이나 아수라를
끔찍이 믿고 따른다. 그리고 14살이라고는 믿어지지 않을 내공의 소유자다.
"크로우 나왔느냐. 잠시 생각 좀 하고 있었다."
"형님, 하림성 회의에는 결국 가지 않으셨군요."
"신경 쓸 것 없다. 어차피 목적은 마교타도가 아니겠느냐."
"그래도... 참, 형님 하림성으로부터 또 전문이 왔습니다."
"무어라 적혀있느냐?"
"내일 묘시(6~8)에 사곡에서 모이잡니다."
"사곡이라... 좋아, 준비를 하거라"
"예, 형님"
ㅡ사곡. 뱀골짜기 라고도 불리는 계곡으로 지형이 험준하기 그지없다.
크로우가 준비를 하러 들어가자 아수라는 혼자 말한다.
"마교를 없애고 그것만 얻으면... 하하하!"
과연 아수라가 노리는 것은 무엇일까...?
여기는 마교가 점령한 취사파의 본영.
두 사람이 맞붙어 싸우고 있다.
"크윽~"
"아직 숨이 붙어있느냐? 받아라~ 청천벽력~~"
"커~억"
청천벽력을 맞은 사내는 그대로 10미터 가량을 나가떨어진다.
공격을 한 사내는 명문정파 대도문의 소문주인 제릭스.
공격을 당한 사내는 마교주 파워차지마왕의 후계자인 리퍼.
"마왕의 후계자라는 자가 이 정도라니..."
"소문주님, 녀석이 죽었을까요?"
"청천벽력을 맞았는데... 설사 생명을 부지한다해도 반신불구가 될 것이야."
"그래도 숨통을 완전히 끊어놓으심이..."
"이미 싸움은 끝나지 않았느냐. 쓰러진 상대를 또 해 한다는건
명문정파인 대도문의 이름을 더럽히는것이 된다. 그리고 어차피
혼자 저렇게 두면 죽을 것이야"
"죄송합니다. 소인의 생각이 짧았습니다."
"그럼, 문으로 돌아가자."
"존명~! 철수한다~"
대도문의 병력이 돌아가고, 가까스로 살아남은 마교의 악귀는
우선 리퍼부터 살펴본다. 아직 숨이 붙은 걸 확인하고는
"소교주, 마교에 도착할 때까지 살아만 주십시오..."
눈물을 뿌리다 돌연 이를 바드득 갈면서
"대도문 놈들, 우리가 전멸했다 생각하겠지만 틀렸어.
반드시 후회하도록 만들어주겠다."
그리고 악귀는 리퍼를 등에 들쳐업고 마교로 돌아간다.
"무엇이? 대도문의 소문주인 제릭스가 리퍼를 반신불구로 만들어 놔?"
파워차지마왕이 진노하여 땅을 내려치자 천지가 진동한다.
"교주, 소교주를 지키지 못한 것은 제 잘못이니 죽여주십시오."
악귀가 말한다.
"리퍼부터 소생시켜라. 그리고 대도문 소문주는 네 손으로 죽여라.
대도문부터 멸문시키리라~"
무림에 다가오는 위기... 대도문은 과연 어떻게 될 것 인가....??
<2 부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