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리키원



지금까지의 격투게임의 상식을 완전히 깨트렸다고 해서 화제가 되었던 SNK의 3D격투게임 『무력 - 부리키 원 In Tokyo』. 국내에는 "한 대"도 정식으로 들어오지 않아 플레이 해 본 사람이 대한민국 내에 몇 명이나 있을까, 싶은 게임이다. 어찌되었든 우연찮은 기회에 플레이 해 볼 기회가 생기게 되었다. 비록 2시간 정도의 짧은 플레이였지만, 그 시간 동안이나마 느낀 것들을 써보고자 한다.부리키 원은 『리얼함』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는 게임이다. (물론, 콤보나 띄우기.같은 어느 정도의 게임적인 과장은 포함되어 있지만...) 특히 이 게임에서 표현된 8가지 격투기의 기술 고증은 정말 기존 게임을 능가한다. 철권 / 버파 시리즈에서는, 캐릭터의 기본적인 기술들은 어느 정도 같은 모션을 사용했었다. 특히 철권에서 두드러지는 얼굴만 바꾸고 같은 기술 쓰기… 같은 것이, 이 게임에선 일절 없었다. 캐릭터의 기본기-단순한 주먹질마저도- 나 파이팅 모션 등에서 같은 동작. 이란 것은 찾아볼 수 없었으며, 기술의 표현에서도 -합기도나 중국무술은 잘 모르겠지만 적어도 필자가 경험했던 태권도나, 프로레슬링, 유도에서는- 타 3D격투 게임을 압도하는 완벽한 움직임과 기술을 보여주고 있었다. 매력적인 캐릭터는 물론, 그 캐릭터들이 지니고 있는 무술에의 감정이입이, 그 무술의 경험자로서 정말 참을 수 없을 정도로 매력적인 게임이었다.
우선 게임의 기체를 보면 화살표 모양의 버튼이 왼쪽에 좌 /우 두 개. 그리고 오른쪽에 레버. 평범한 게임의 왼쪽 레버 / 오른쪽 버튼의 공식을 완전히 깨어버린 참신한 조작계다. 얼핏 멍청한 짓.으로까지 보이는 이 시도는 플레이를 하는 필자를 완전히 감탄하게 만들어 버렸다.
레버의 방향 하나 하나가 캐릭터의 한 동작을 표현하며, 레버를 계속 움직
이는 것으로 연속기가 이어진다. 레버 이동의 다양한 패턴을 이용해 조작하는 강력한 기술들과 화려한 연속기, 그리고 독특한 조작계를 채용하고 있음에도 전혀 거부감 없이 받아들여지는 반응은, 그 자리에서 플레이하던 사람들의 감탄사를 자아내기에 충분했다. 특히 이 레버 입력은 던지기의 공방에서 그 진가를 발휘했다. 레버를 끌어서 상대를 끌어당기고, 살짝 밀어서 상대의 반응을 느슨하게 한 후, 레버를 재빨리 아래로 내리거나 돌려서 상대를 메치거나, 관절기를 걸어버린다. 물론 잡기에 걸린 쪽도 레버를 상대쪽과 반대방향으로 하며 버티거나, 일부러 상대에게 끌려나가 주거나, 하면서 당하지 않기 위해 버티거나 순간적으로 되치기를 할 수 있다. 레버를 끌고 당기는 조작만으로도 정말로 리얼한 던지기 공방을 표현하는 이 게임에 필자는 정말로 반해버렸다. 그 외에도 말로는 설명하기 힘든, 레버를 이용한 갖가지 공격과 커맨드. 이 게임에서 발꿈치 내려찍기를 하려면 정말로 발을 들어올렸다가 내리는 동작을 연결해서 입력해야한다. 이 리얼함이 기존의 리얼 지향 격투게임과 달리, 너무나 자연스러웠다.
특기할만한 점은, 이 게임을 플레이하는 사람들의 실력이 전부 같은 선에서 시작한다는 것. 기존의 상식을 완벽히 깨트린 조작체계 덕분에, 이 게임에선 다른 격투 게임의 고수라고 해서 쉽게 강해질 수는 없는 것이다. 스트리트 파이터 2 이후의, 격투게임은 "하는 사람들만 계속 하게 된다" 라는 한계를 넘어선 작품이란 점에서 이 게임을 높게 평가한다.
이 게임이 여러 가지 문제로 인해 국내에는 들어오지 못함을 매우 애석하게 생각한다. 격투게임의 고정관념을 파격적으로 넘어선, 재미있는 작품인데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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