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식을 달라!”

‘설바우두’ 설기현(24·안더레흐트)이 뒤늦은 ‘월드컵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다.

설기현은 26일 새벽(이하 한국시간) 전화통화에서 “요즘 들어 한 경기를 뛰고 나면 녹초가 된다”며 “매주 이어지는 리그 경기를 소화하기 벅찰 만큼 피로가 회복되지 않고 있다”고 털어놓았다.

더욱이 지난 21일 그리스 아테네에서 열린 UEFA컵 16강 1차전 파나티나이코스전(0-3 패) 이후 급격한 체력저하를 호소하고 있다.

설기현은 파나티나이코스전을 마친 직후인 지난 주말 휴고 부르스 감독과 면담을 갖고 이같은 몸상태를 자세히 보고하며 휴식을 취하고 싶다는 의사를 전달했다.

실제로 설기현은 최근 4경기에서 골 침묵을 지키고 있으며 경기마다 움직임이 다소 둔해졌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이에 부르스 감독 역시 설기현이 지난해 한·일월드컵 이후 제대로 쉬지 못해 피로가 누적됐으며 이 때문에 지난해 11월부터 체력이 급격히 떨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부르스 감독은 휴식을 원하는 설기현에게 “주필러리그 경기와 UEFA컵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주전 공격수를 쉬게 할 수 없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따라서 설기현은 28일 새벽 열리는 UEFA컵 16강 2차전 파나티나이코스전에서 체력난조를 감수하고라도 출전할 것으로 보인다.

설기현은 지난 주말 열린 모스크론전에 앞서 부르스 감독에게 “한 경기를 쉬라”는 지시를 받았지만 경기상황이 악화되면서 어쩔 수 없이 출전했다.

결국 발등에 불이 떨어진 부르스 감독이 3점차 이상으로 이겨야 하는 이번 경기에서 설기현을 벤치에 앉혀 둘 리 없다는 게 중론이다.

설기현은 “잉글랜드 진출을 위해 UEFA컵에서 꼭 좋은 활약을 보이고 싶다”면서 “하지만 현재 컨디션이 워낙 좋지 않아 리그 후반에 대비해서 잠깐의 휴식이라도 취했으면 하는 게 솔직한 심정이다”고 말했다.

한편 안더레흐트는 파나티나이코스전에서 0-3 완패를 당한 이후 부르스 감독의 경질설이 나도는 등 어수선한 분위기에 휩싸여 있다.


출처:야후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