펌글-투명드래곤 작품분석.
[]안의 내용이 본래 소설입니다.
프롤로그
["크아아아아"]
뜻을 알 수 없는 울부짖음. 단도직입적이며 과감하기까지한 인상적인 도입이다
[드래곤중에서도 최강의 투명드래곤이 울부짓었다]
드래곤은 통상적으로 색에 따라 종류가 구별된다.(레드 블랙 블루 등등)
작가는 이러한 기존의 틀을 비웃기라도 하듯이 아예 색이 없는 '투명' 드래곤을 등장시키고 있다. 정형화된 판타지를 부정하겠다는 작가의 뜻이 첫문장에서부터 드러나고 있는 것이다.
[투명드래곤은 졸라짱쎄서 드래곤중에서 최강이엇다]
위 두 문장을 합쳐보면 '최강 투명드래곤은 최강이기 때문에 최강이다.'라는 말이 된다. 여기서부터 독자는 서서히 작품 스타일을 짐작하게 된다
[신이나 마족도 이겼따 다덤벼도 이겼따 투명드래곤은
새상에서 하나였다 어쨌든 걔가 울부짓었다]
'어쨌든 투명드래곤이 최강이다. 최강이 울부짖는데 누가 뭘 어쩔꺼냐'..라는 의미가 '어쨌든' 한단어에 함축되어 있다. 작가의 문장력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다.
["으악 제기랄 도망가자"
발록들이 도망갔다 투명드래곤이 짱이었따]
속어를 그대로 사용함으로 다른 단어로는 느낄수 없는 복잡 미묘한 감정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화려한 미사여구를 찾는 이들에게 순수한 표현(작가로부터 독자에게로의 감정 전달)이란 무엇인지를 보여주고 있다.
그래서 발록들은 도망간 것이다
신을 이긴 존재를 다른 무엇이 두려워한다는- 너무나 당연하게 느껴지는 얘기를 반복, 강조하는 것은 전개 구조상 극심한 긴장을 조성한다.
또 한편 여기서 쓰인
A하므로 B하다(발록들이 도망갔으므로 투명드래곤이 짱이다)
B해서 A하다(투명드래곤이 짱이므로 발록들이 도망갔다)
- 라는 순환 논리 역시 긴장조성에 큰 역활을 하고 있다
[꼐속]
여기서 오타와 함께 증폭된 긴장감은 다음 편에 대한 기대감으로 변하게 된다.
출처 : ujoa.com
절대강자의 권태로움
[투명드래곤은 심심햇다
그래서 신을죽이기로 햇다]
이유없는 폭력성. 어찌어찌 이유는 갖다 붙여보지만 결국은 무력으로 (적과의 전투로)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식상판타지의 속성이 '투명드래곤'을 통해 표출되고 있다.
심심한 일상에 갖혀 일탈을 꿈꾸는 일반인들의 감정을 이입시킨 것으로 볼 수도 있다
[그래서 신들은 비상이ㅓㄱㄹ렸따]
단순히 잘못된 맞춤법이 아닌 '오타'가 발견된다. 여기서 생각해야할 점은 저런식의 오타는 '한줄입력폼'에서 남겨진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채팅의 대화입력칸이나 리플다는 칸의 경우 문장을 쓰고 일단 엔터 쳐버리면 입력이 완료되어 미처 수정할 기회를 놓쳐 그대로 남겨진다. 그러나 글쓰기에 쓰이는 '장문입력폼'은 다시 윗줄로가서 수정을 할 수 있음에 불구하고 작가가 그대로 두었다는 것은 분명 '일부러' 오타를 남겼음을 알게해준다. 이는 이 작품의 또 다른 의미에 접근하기 위한 중요한 열쇠가 된다.
["씨X 투명드래곤이 쳐들어온대"]
신이 쌍욕을 쓴다. 근엄하지 못한 신의 모습에서 실망할수도 있겠지만 그 이면에는 신이 자신을 닮은 모습으로 만든 것이 인간이고 따라서 신 역시 인간성을 띄고 있다는 작가의 세계관이 반영되어 있는 것이다.
["그래 싸우자"]
이미 투명드래곤을 상대로 패했던 신족이다. 그럼에도 다시 싸워보겠다는 결의를 다지는 신들의 말에서 이번 싸움은 자신들의 존재여부가 걸려있는 긴박한 싸움이라는 것을 나타내고 있다. 패할 것을 알면서도 싸울수 밖에 없는 가련한 상황이 독자의 동정심을 유발시킨다.
[하지만 투명드래곤은 투명드래곤이라서 투명했따]
A는 A이기 때문에 A이다. 이러한 논법은 이 작품만의 트레이드 마크로 앞으로도 자주 보이게 된다.
[그래서 안보여서 신들은결국 다 죽고말았따]
'투명했따. 그래서, 안보여서...'
동정심이 급작스럽게 가슴 깊숙히 스며드는 허무감으로 바뀌는 이 부분에서 작가가 독자의 감정을 콘트롤하는 기술이 극에 달했음을 볼 수 있다
[투명드래곤은 이새계가심심해서 다른새계로
가기로하였따ㅣ]
지나친 잔혹성 때문에 생길지 모르는 주인공에 대한 의구심을
일상에서 벗어나 모험을 떠난다는(그것도 다른 차원으로) 고전적인 주인공의 모습을 보여줌으로 말끔히 해소시키고 있다. 다른새계에 대한 궁금증과 함께..
[꼐속]
..꼐속!
반복적인 일상에서 벗어나기란 쉽지 않다..
[위이ㅣ이이이이이잉
투명드레곤은 차원이동을햇다]
차원이동이라는 구현이 쉽지만은 않아 보이는 기술을 아무런 설명없이 위이‥잉 한마디로 끝낸다. 괜히 복잡한 설정을 늘어놓는 것보다 훨씬 강력한 설득력을 주고 있다.
투명드레곤에게 차원이동 정도는 누워서 떡먹기, 심심풀이 땅콩. - 독자에 머릿속에 자연스럽게, 깊숙히 각인된다.
[그러자 현실새계가 나왓다]
가상의 세계인 소설속에 현실과 비현실이 공존하고 있다.
가상과 현실 사이에 놓여 있는 사이버문화가 투영되고 있는 것일까? 현실과 비현실을 쉽게 오가는 드래곤의 모습은 바로 네티즌의 모습과 일치한다.
["오 조은데 심심한데 다주겨야지"]
개똥밭에 굴러도 이승이 좋다. 역시 현실이 좋은것이다.
[투명드래곤이 브레스를했다 그러자 아니 브레스도
안하고그냥 손에서빔을 쐈다]
무협지에도 이런 시도는 없었다. 게임상에서나 이루어졌던 '캔슬'!
귀차니즘 사상을 함께 담은 고차원적인 패러디 센스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다. 계속되는 감탄은 감동으로 승화된다.
[그거 한방에미국이 다날라갔따]
작가의 반미감정을 알 수 있는 부분이다.
초강대국 미국도 가볍게 날려버리는 투드의 강력함
[졸라짱쎈 투명드래곤이었다]
당근 투드가 짱이지~
[사람들은투명드래곤이 투명해서 누가한지도 몰랐다]
여기서 나올수 있는 해석으로 실제 작품에 달려있던 리플 두개를 골라봤다.
1.보이지 않는 사회의 부조리와 모든 비리를 암묵적으로 투영해 담았다 (1회 리플, '쌔규이' 님)
- 그런 부조리에 사람들은 무기력한 모습을 보인다.
2.사회적으로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익명으로 인터넷에 사는 우리자신 (43회 리플, '독자' 님)
- 익명성에 힘입어 이유없는 악행을 저지르기도 한다.
[투명드래곤은 또 심심해져서결국......................(흐흐담편기대하샘)]
2회의 내용이 반복된 3회.
과연 4회에서도 똑같이 반복될것인지.. 불분명하게 말끝을 흐림으로 궁금증을 유발시킨다. 정말 다음 회를 읽어보지 않고선 견딜수 없게 만드는 작가.(괄호안에 웃음에서 작가가 의도했음을 분명히 알 수가 있다.)
*의미 없는 공백이 아니다. 작가는 첫 연재부터 계속 투명드래곤의 삽화를 그려넣고 있었던 것이다. 투명해서 보이지 않았을뿐...
[꼐속]
꼐속~
출처는 역시 ujo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