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와’―‘에이’ 귀여니 첫시집 함량 논란
[쿠키뉴스 2005-12-29 16:00]
[쿠키 톡톡] ○…“글쎄요. 시라고 하기엔 무리가 있네요.”(ID ‘꾸르륵’)
“와∼ 역시 언니만의 표현. 퍼가요∼♡”(ID ‘박현정’)
신세대 인터넷 소설 작가 귀여니(본명 이윤세·20)가 25일 출간한 첫 시집 ‘아프리카’(반디출판사)를 놓고 함량 논란이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다.
귀여니의 시를 놓고 일부에서는 “시는 언어의 아름다움을 극대화하는 예술인데 귀여니의 시집에는 잔뜩 멋부려 끄적거린 일기나 메모만 있다”며 함량 미달을 비판하고 있다.
그러나 팬카페 ‘귀사모’의 회원수가 무려 100만명을 넘는 것에서 알 수 있듯이 귀여니를 추종하는 수많은 팬들은 “어쩜 이렇게 시도 재미있게 쓰느냐”고 칭찬을 늘어놓고 있다.
시집은 귀여니가 캐나다에 머물던 1년여간 자신의 미니 홈페이지에 올린 124편의 시와 아포리즘(경구)으로 꾸며져 있다.
‘꾸르륵’이라는 네티즌은 27일 베스티즈(www.bestiz.net)에 “귀여니 싸이에 오른 시집의 일부”라며 시를 몇 편 소개했다.
△명심해./하루만에 당신에게 반했다는 그 사람은/다음날 또 다른 사랑에 빠질수 있다는 걸.(제목 ‘명심해’)
△영원이란,/누구에게도 허락될수 없는/이 세상의 가장 큰 거짓말.(제목 ‘가장 큰 거짓말’)
△신발 끈 더 꽉 묶어./우리가 함께 할 코스는/백미터 단거리가 아니라/마라톤이야 이 멍청아.(제목 ‘코스’)
그는 “야심만만 같은 TV 토크 프로그램에 나올만한 경구들로 시라고 하기엔 무리”라며 “사랑에 관한 시라고 하는데 다른 유명한 시인들의 사랑시는 읽어 보았는지…”라고 아쉬워했다.
‘푸른고양이’ 회원도 “나도 시인이 되고 싶었지만 서정주나 조지훈의 시만큼 잘 쓸 수 없다는 절망감에 포기했다. 귀여니씨는 저런 감상적인 글로 시집도 척척 내고 유학도 가고 부럽다”고 뇌까렸다.
‘필리스’ 회원은 시집 ‘아프리카’가 인터넷 서점에서 잘 팔리고 있다는 소문에 “지하에 계신 백석,윤동주 선생님이 관뚜껑 열고 나오실 일”이라며 충격을 표시했다.
귀여니식 글쓰기에 열광하는 팬들은 그러나 소설처럼 시도 신세대 감성을 제대로 포착한,더할나위 없이 괜찮은 작품이라는 평이다. 귀여니의 미니홈피에서 팬들은 “이런 스타일 정말 좋아요 ∼”(김민주),“우와… 어떻게 이런 생각을 해냈는지”(장미) 등의 칭찬을 가득 남기고 있다.
아프리카를 출간한 반디출판사 관계자는 “정통 시집은 분명히 아니다”라면서도 “시집으로 분류하는 것을 놓고 우리 내부에서도 의견이 엇갈렸지만 신세대들이 공감할 수 있는 책이라고 판단해 ‘아포리즘 시집’이라는 점을 강조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신세대들이 공감하는 귀여니의 독특한 스타일이 잘 살아있다. 시집의 새로운 시도로 봐달라”고 당부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상기 기자 kitti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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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집인줄 알고 샀다가
아따야! 죠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