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경기도 광주 김한준 기자] "청소를 끝내고 집에 가는 길에 '기말고사도 끝났으니 우리 집에 가서 놀자'고 했는데 못 갔어요. 그게 마지막 부탁이 될 줄은..." 친구 성 모양은 말을 잇지 못했다.

10일 오전 3시 30분쯤 경기도 광주시 목동 남모씨 집에서 촛불로 인한 것으로 추정되는 화재가 발생해 여중 3학년생인 남씨의 둘째딸이 숨졌다. 화재가 발생하자 남씨 부부와 큰 딸은 대피했지만 방에서 자고 있던 남양은 미처 피하지 못해 변을 당했다.

남씨는 경찰 조사에서 "작은 딸이 마을회관에서 TV를 보고 늦게 들어온다고 해서 방 안에 있을 줄 몰랐다"고 말했다.

이번 사건은 화재 원인이 촛불일 가능성이 높아 주변을 특히 안타깝게 하고 있다. 남양의 집은 전기세를 내지 못해 약 한달전부터 전기가 끊겼으며 밤에 촛불을 켜고 생활해 온 것으로 경찰 조사 결과 드러났다.

남양의 한 친척은 "(조카네 집은) 형편이 어려워 전기료를 내지 못해 단전돼서 촛불을 켜고 생활했었다"며 "아마도 조카가 밤 늦게까지 촛불을 켜고 공부를 하다가 잠들었을 때 촛불이 넘어져서 불이 발생한 것 같다"고 말했다.

남양의 담임 교사는 "집안 형편이 어려워 학교에서 학비, 급식비 등 편의를 제공해 주고 있었다.아버지가 아직 젊고 많진 않지만 수입이 있어서 기초생활수급자로 지정되지 못했다고 알고 있다. 조사해 보지 않았다면 가정 형편이 어려운 것을 전혀 눈치챌 수 없을 정도로 밝고 명랑한 아이였다"며 안타까워했다.

사건을 조사중인 경기도 광주경찰서 관계자는 "모두 자고 있을 때 발생한 일이라 정확한 화재 원인 규명이 힘들다. 다만 평소 촛불을 켜고 있었다는 사실로 미뤄 촛불이 주변에 옮겨 붙었을 것이라고 추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남양의 시신은 경기도 광주 경안장례식장으로 옮겨졌으며 발인은 12일로 예정돼 있다.

(김한준 기자 star@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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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 보니깐 저희 학교 학생이라고 하더군요.
보통 촛불을 끄고 잠자리에 드는데 그날은 어머니와 언니를 위해 끄지 않았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그 촛불이 바람에 넘어지면서....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p.s 기사에서 약간의 오보가 있는데 어머니와 언니가 TV를 보러 마을회관에 갔었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