으으...
친구 놈 하나가 있다.
평소에 별로 밝히지도 않고,
그저 열혈 레슬러일 뿐이다.
조용조용하고,
화난 건 한번도 못봤지만,
화나면 무서울 것 같은 놈이다.
절대 적으로 돌리고 싶지 않다고나 할까.
얼굴은 동글동글하고 귀엽다(레슬링선수 락을 빼닯았다)
그래서인지 나는 놈이 좋았다
같이 KOF도 하며 햏력을 쌔웠다.
오락실 KOF는 거의 우리가 점령하다시피 했다.
사건은 어제 벌어졌다.
오락실에서 내가 KOF를 하고있었다.
엔트리는 대략 쿄, 매튜어, 각,크.
그런데 6학년으로 보이는 아이 하나가 이었다.
염색까지는 아니지만, 조금 껄렁~껄렁하게 생긴 놈이었다.
눈깔은 뭘 그리 희번덕거리는지,
김화백 만화를 너무 많이 봤구나.
그래. 너 오늘 애로사항이 꽃피게 해주마.
나랑 넷플 한 분은 다 아신다.
나는 째째하다고 할 정도로 같은 기술이나 콤보의 남발을 싫어한다.
그래서 국콤 2~3가지로 한 녀석 끝내주고,
견제로 하나 보내주고,
짤짤이 시간끌기 굴욕플레이로 스트레이트를 했다.
그랬더니 녀석이 계속 컨티뉴를 걸었다.
녀석은 졸지에 500원을 잃었다.
내가 순전히 충고로 한마디 했다.
"돈이 아깝지 않니...? 다른 거 하는게 좋을 것 같구나."
꼬맹이들에게는 왠지 부드러워지는 내 목소리였다.
후훗. 이런 오기 어린 꼬맹이를 보면
스트리트 파이터 2 터보 한판 졌다고 울고불고 난리가 나던
내 어릴 적 생각이 나서일까.
그런데 이놈이 갑자기 일어서면서 내 뒤통수를 한대 치고
전설의 박규를 내밀었다.
이놈 잘 걸렸다.
니놈 엄지손가락을 썰어서 세꼬시를 떠주마.
중지를 잡아서 정말 무자비하도록 비틀었다.
이놈이 감히 형님 알기를 길거리에 붙은 껌자국으로 아나.
씨익 하고 잔인하게 웃는 것까지 곁들여서
급소를 한대 퍽 차주고 놔줬다[....]
그러더니 도망가선 지 엄마를 불러온단다.
집이 가까웠던 모양이다.
꽤 좋은 차림에, 손에 매니큐어까지 바른 아줌씨 하나가 뛰쳐나왔다.
"너 이X끼 남의 귀한 자식 왜 때려"
다짜고짜 나에게 손찌검을 하려 드는게 아닌가.
내가 아줌마를 딱 쏘아봤는데,
옆에서 가만히 보고만 있던 그녀석이
얼어붙을 정도로 무섭게 한마디 날렸다.
"꺼져!!!!"
아줌씨가 흠칫 하더니,
"가자 XX야"하고 애를 데리고 어기적어기적 흉물스레 하이힐을 딛었다.
순간 걔를 쳐다봤던 나까지 얼어붙었다.
그놈 눈에는 정말 불길이 철철 넘치고 있었다.
내가 그놈을 집까지 바래다 줄때까지도
그놈은 눈빛을 풀지 않았다.
평소에 조용한 사람 찔러보면 큰코다친다는걸 깨달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