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헌 회장이 별도의 애틋한 유서를 남길 만큼 ‘각별한’ 관계인 김윤규현대아산 사장은 4일 “우리 회장님이 왜 그랬는 지 모르겠다”며 울부짖은 뒤 두 손으로 얼굴을 감싼 채 눈물을 닦아내는 등 한동안 충격에서 헤어나지 못했다.
정 회장은 김 사장 앞으로 남긴 유서에서 “명예회장님께는 당신이 누구보다 진실한 자식이었습니다. 당신이 회장님 모실때 저희는 자식의 한 사람으로서 부끄러웠습니다. 명예회장님께서 원했던 대로 모든 대북사업을강력히 추진하기 바랍니다”라고 적었다.김 회장은 서울 계동 현대 본사에서 긴급 대책회의를 주재하고 나오면서“정 회장의 자살을 전혀 감지하지 못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전혀못했다”고 잘라 말했다. 김 사장은 대북사업과 관련, “왕회장(정주영 명예회장)과 우리 회장님이 혼신을 바쳐 해온 사업…”이라고 말끝을 흐린뒤 “(남은 사람들이) 잘 해야죠”라고 덧붙였다.김 사장은 앞서 오전 7시 30분 출근, 12층 현대아산 사무실로 직행했다 10분 뒤 주차장 화단에서 정 회장 주검을 확인하고 다시 사무실로 올라갔다. 그는 “정 회장의 투신자살이 뜻밖이냐”는 질문에 무의식적으로 고개를끄덕여 큰 충격을 받았음을 보여줬다.그는 특히 이 자리에서 “금강산 육로 관광 재개를 앞두고 (방북) 출장준비에 여념이 없었다”며 “지금은 너무 경황이 없고 아무 말도 할 입장이 아니다”며 당황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김 사장은 고 정주영 현대 명예회장이 ‘진실한 자식’이라고 표현했을 정도로 평생을 현대그룹에서 보낸 철저한 ‘현대맨’으로 98년 현대그룹 남북경협사업단장을 맡은 이후 그림자처럼 정몽헌 회장을 보필해왔다.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