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싸움에서 이기면 당신은 나와 론드벨로 귀환해 주셔야겠어."
"무슨 소리! 난 풍운재기를 찾을때까진 론드벨로 돌아갈 수 없다!"

이로써 양쪽의 싸움의 구실이 완벽하게 잡혔다. 이제 제미나스의 화려한 반격이 시작…될까?


File No.05: 건담파이트


먼저 갓 건담이 승부를 걸었다. 갓의 왼주먹이 제미나스의 얼굴을 향해 돌진해 들어왔다. 제미나스는 밑으로 슬쩍 피했지만….

"얼굴이 비었어!"

곧바로 갓의 어퍼에 맞아 비틀거렸다. 하지만 쓰러지지는 않았고 갓이 달려올세라 제미나스는 다시 자세를 잡고 발칸을 갓에게로 쏟아부었다.

"이녀석…!?"

갓도 이에 대응하여 뒤로 빠져 옆으로 횡이동을 하며 발칸을 제미나스에게로 퍼부어댔고 둘은 공중으로 치솟았다. 몇번의 공중제비 이후 제미나스가 샤벨을 꺼내들어 갓에게로 휘둘렀다. 도몬이 가까스로 피했지만 감각이 살아난 그에게 있어서 '부웅' 하는 샤벨의 소리는 가히 위협적이었다. 이윽고 갓도 샤벨을 꺼내어 맞대응했고 공중에서는 가끔씩 샤벨의 맞물림으로 인한 스파크가 일어났다. 한참을 맞물리던 제미나스가 발을 들어 갓을 쳐냈고 곧 양손을 뻗어 앞으로 맞물리더니 건담의 안광이 빛났고 제미나스는 날개를 펼치며 빛을 뿜어내었다. 그무렵 갓의 오른손도 붉게 타오르고 있었다.

"건다아아아암! 샤아아아이닝 너크으으으으으을!"
"나의 이 손이 붉게 불타오르고 있다! 승리를 잡으라고 울부짖으며 외치고 있다! 포오오옥여어어어얼! 가아아아앗! 피이이잉가아아아아!"

두 기체의 주먹과 손바닥이 중간에서 맞물렸고 실로 엄청난 양의 스파크가 그들의 주위로 흘렀다. 서로 한치의 양보도 없이 둘은 계속 주먹과 손바닥을 맞물려댔다.

"네녀석 제법인데?"
> 12시 방향에 고속 기체반응이 포착되었습니다.
"응?"

그때 전력을 다했는지 중간에서 튕겨져 나온 제미나스의 언급에 블루는 잠시 뒤로 물러났고 튕겨져 나온 도몬도 샤벨을 들고 재차 제미나스에게로 달려들려는 순간….

-이히힝!

제미나스를 밀치고 나타나는 말이 하나 있었으니….

"푸,풍운재기!"
-푸르륵!

얼싸안고 기뻐하는 재회가 이루어질줄 알았건만 이상하게도 풍운재기의 노려보는 눈빛이 심상치가 않았다. 그때 풍운재기의 갑작스런 난입으로 중심을 잃고 떨어지던 블루는 진의 샤이닝에게 안겨있었다.

"괜찮아?"
"아아 그럭저럭. 고맙다는 인사는 해두지 뭐."

제미나스는 샤이닝에게서 내려와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그런데 주인이 동물에게 맞고있는 꼴이라니. 저게 대체 어찌된 영문인가?



다시 약 7~8개월전으로 돌아가보자.
PM 3:20. 이 시점을 끝으로 론드벨은 OG군과의 전투를 끝마쳤었다. 그런데 PM 8:20. 같이 들어온 줄 알았던 풍운재기가 보이지가 않았다.

"풍운재기? 풍운재기!"

정정 전투가 끝난 직후부터 풍운재기에게 밥을 먹이려던 도몬은 5시간이나 그것을 애타게 찾아댔고 결국 가출했다고 믿고 갓 건담을 타고서 풍운재기를 찾으러 탈영하였고 이후 풍운재기는 아무 일도 없었다는듯이 돌아왔다. 풍운재기는 사실 동물이다보니 근처에 있는 암말에게 빠져서 종일 돌아다닌 것이었다. 돌아온 풍운재기는 도몬이 없자 재차 구멍을 뚫고 도몬을 찾으러 가겠다고 뛰쳐나갔고 레인은 브라이트에게 허락을 맡고 진에게로 간것이었다.



다시 현재. 갓은 무참하게 풍운재기의 뿔에 받히고 뒷발에 채이고 잘근잘근 씹혀지고 있었다. 풍운재기는 갓의 머리(=도몬의 머리)를 잘근잘근 씹어대며 원망의 항의를 해댔다.

-푸르르륵!(어딜 내빼서 남 걱정시키게 만들엇!)
"푸,풍운재…뚜업!"

하지만 도몬이 이 말을 알아들을리가 있겠는가? 결국 풍운재기도 돌아왔겠다 간신히 여성 특유의 무력(?)으로 풍운재기를 말린 블루는 도몬에게 말을 걸었다.

"자자 착하지? 이제 그만하렴."
-푸르르륵!(이거 놔! 난 아직 항의할게 더 남아있다고!)
"이,이봐…!! 제발 그만 하라니까아아아~!!"
-이히히힝!(꼬,꼬리 놔!)
"자. 얘도 돌아왔으니 론드벨로 가줄거지?"
-티격태격 엎치락 뒤치락!
"우이씨…!! 가만히 좀 있어! 얘기는 우리들의 용건을 끝낸 뒤라도 늦지않아!"
"무슨 소리냐! 아직 건담파이트가 끝나지 않았어!"
"풍운재기는 제가 돌볼테니 마저 끝내세요."
"이,이녀석들이 여자를 부추기네…?"

하지만 어쩌겠느냐? 아무리 여성이라 해도 한번 정한 약속은 지켜야 했으니….

"그럼 간다!"

제미나스가 다시 발칸을 퍼부어대며 지그재그로 돌진했다. 이에 갓도 요리조리 피하면서 다시 샤벨을 빼내들었다.

"명경지수…."

그때 갓의 주위가 노란 빛으로 물들기 시작했고 뒷쪽의 깃이 펼쳐졌다. 그리고 가슴의 코어가 열리며 어떤 문장을 드러내었다. 그 문장이야말로 도몬의 자리를 입증해주는 증표. 킹 오브 하트였다.

"나의 이 손이 붉게 불타오르고 있다! 승리를 잡으라고 울부짖으며 외치고 있다! 포오오옥여어어어얼! 가아아아앗! 피이이잉가아아아아 소오오오오오드으으으으!"

꺼내든 샤벨이 대폭 크기가 늘어나며 제미나스에게로 겨냥되었다. 제미나스도 이에 질세라 날개를 펼쳐들고 기술을 전개했다.

"건다아아아암! 샤아아아이닝 너크으으으으으을!"

그때 제미나스의 시스템이 갑작스레 무언가로 전환되었다. 그리고 모니터에 나타나는 글자….

-Advanced(전진) Mode 기동.

순간 제미나스의 날개의 출력이 증폭되면서 제미나스가 블루의 조종과는 상관없이 순간적으로 옴직였다. 빛의 속도처럼 이리저리 지그재그로 이동하던 제미나스는 일시적으로 앞으로 쇄도했다.

"뭐,뭐지!?"

도몬은 저렇게나 빠른 움직임에 놀라며 기술을 거두려고 했지만….



블루는 서서히 저물어가는 저녁노을을 바라보면서 입을 열었다.

"결국 내가 이긴건가…?"
"그래 네녀석의 승리다. 론드벨로 돌아가주마."
"도몬사부. 저희는 크로사부와 나중에 합류하겠습니다. 아직 가르침이 끝나지 않았으니 나중에 합류하여 마저 배우겠습니다."
"그러던지. 레인은 내가 먼저 데려간다."
"알겠습니다."

블루와 도몬은 제미나스에 탑승했다. 갓 건담은 제미나스의 일격으로 몸뚱아리가 분해되어서 응급조치로 풍운재기의 등에 태우고 묶어놨던 도몬이었다. 이후 풍운재기와 제미나스는 그곳을 떠났고 진은 떠나는 그들을 바라보며 서있다가 고개를 돌렸다. 그곳에는 양가르마의 청년과 긴머리를 하나로 올려묶은 꽁지머리의 여성이 진을 바라보고 있었다.

"건담파이트를 견학한 소감은?"
"…멋지더군요. 서로 다른 기종의 건담과도 대등히 하다니."

진의 말에 청년은 피식 웃어보였다. 그리고 여성과 함께 앞장서서 걸어갔고 진은 그들이 사라진 곳을 한번 돌아보고는 청년을 따라 사라져갔다.

To Be Continued......